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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Nov 30. 2023

기다림

자기 분수를 모르고

어디에서 누굴 만나는지도 망각한 채

근거 없는 불신과 질투원성을 가득 품고

볼품 없이 병들어가는 조개

     

그 조개를 씻고 헹궈봐야 진흙은 절대

깨끗하게 떨어져 나갈 수가 없다

제 스스로 뻘밭을 기어 나와 돌자갈 위에 올라

몇날며칠을 썰물과 밀물에

하늘과 땅 뒤엎는 고통스런 경험을 거쳐야

비로소 맑고 예쁜 조개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소년이 된 노인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그저 끈질기게 인내심을 가지고

먼 바다를 응시하고만 있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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