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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Dec 29. 2023

씁쓸한, 그러나

하나)

내 인생의 시계는 거침없이 흘러가는데

상식을 거스르는 자가 정신 차리고 사죄하러오기를 기다리는 일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영하 15체감온도 22를 넘나드는 시간

칼바람에 눈보라 몰아치는 빌딩숲 네거리

이 겨울은 눈뜨고 버티기가 그리 녹록찮은데어이하랴

그래도 눈뜨고 눈()을 봐야지눈 감고 기다릴 수 없는 일

     

詩 같잖은 잡설들이 들판을 어지럽히더라도 한사람쯤은

제발 정신줄 놓지 않고 눈보라를 헤쳐 나가야지

봄풀 푸르러 올 얼음장 건너

황량한 벌판 가로 질러 달리며

사랑한다 사랑한다 소리치는그대여~

     

)

언젠가는 인간이 되겠지

언젠가는 뿔 달린 괴물에서

말끔하게 뿔 사그라지고

이마 반질반질한 인간이 되겠지

가슴이 결려도

속이 쓰려도천지가 울렁거려도

다 잊으련다

     

시커먼 구름 걷히고 꽝꽝 얼어붙었던 강

때 되면 어깨 들썩이며 다시 풀리겠지

그때쯤이면

찬찬하게 걸어가는 두발 달린 사람이 되겠지

사람다운 사람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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