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백수에 대한 시새움

by 조희길

내가 보기에 살아온 내력이 그저 그런

어리버리해 보이는 그 친구 잘만 살고 있다

도대체 어떤 돈으로 살고 있을까?

주중에 등산도 다니고

등산도 그냥 등산이 아니라 2박 3일 해남으로

해발 몇백 고지로 오지게 다녀오는

고교동창 결혼식장마다 출현해서 거들먹거리고

술 한잔 하면 지가 젤 잘났다고 개똥철학 풀고

더 가관인건 나도 하기 힘든 골프 수시로 치고

밴드마다 올려 자랑질 한다

더더구나 술이 안취해도 뭘 먹을 때마다

맛집 고집하고 뼈와 가시는 기똥차게 발라내고

큼직한 두부덩어리나 큰 살점은 맨 먼저

제 접시에 옮겨놓는 아주 얄미운 놈

갑자기 궁금해진다 무슨 생각하며 살까?

축의금은 얼마나 낼까? 집에 가면 뭘 하고 지낼까?


주변에 백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정시에 출퇴근 하는 이가 손꼽을 정도다

요즘 참, 이해 안 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슬슬 불안해지다가 부러워지다가

급기야는 왕짜증이 난다


분명한건 내가 아직

수양을 더 해야 함이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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