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by 조희길

더러는 돌 같은 침묵이 필요하다

온 산천 만개한 꽃의 물결로

현기증 이는 이 시간에는 불을 품은

침잠이 필요하다


사시사철 위아래로

힘의 중심을 이동시키며

생명을 간직하는 저 나무들처럼

늠름한 침묵이 필요하다


의젓한 침묵이 필요하다

말해 무엇 하랴, 굳이 소리쳐 뭣하랴

켜켜이 무너져 내려오는 시간 흘러가는 소리

봄바람에 묻혀가는 애달픈 청춘의 흔적


차라리

떨어지는 꽃잎위에 새싹이 눈부신 시간

해 떨어지기 전에 짬내서

아내가 어릴 적 맛 봤던

추억의 고염나무 묘목이나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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