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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Jul 29. 2022

환청(幻聽)

나는 나의 혼과 주관이나 직관을 믿고

정체성을 정립함에 주저 않고 살아왔다

가끔은 온몸이 기우뚱거리기도 했지만

때가 되면

시조새가 다시 날아오를 즈음이면

죽음조차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꿈속의 백발 휘날리는 도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더 이상 얽어매지 마세요

더 이상 내게 오지마세요

당신이 부담스러워졌어요”


마침표는 익숙지가 않다

형이상학적일 거 같지만 실은

지극히 단조롭고 정직한 나날이었다

그래서 더 아프다, 또 당신에게 미안하다

혼란하지만 결코 배신할 수 없는

인연을 위태롭게 이어가는 유쾌하지 않는

열대야


당연하지만 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번 본 듯한 나치 영화를 과감히 끄고

이미 손바닥만큼 크게 자란 산마잎을

경외함이 진정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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