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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두건 May 19. 2024

03. 초보 집사가 놓치기 쉬운 실수들

우당탕탕 엄마의 첫 육묘

 나는 이전에 동거인이 원하여 한 살 배기 고양이를 약 한 달간 길러본 적이 있다. 어려서 꽤 천방지축이었고, 그 때문에 급하게 고양이에 관한 지식을 머릿속에 때려 박아 웬만큼은 육묘를 아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아기고양이를 기르는 것은 또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깅깅이를 위해 나는 다시 공부에 전념했다.


 이번 글에서는 생후 2개월 미만으로 추정되는, 그러나 분유는 졸업한 아깽이를 기를 때 놓치기 쉬운 포인트들을 정리해 보겠다.


 번째.

 생 후 4~6개월에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아기고양이는, 마구 물고 뜯고 씹는 것이 이갈이 증상이다. 우리 깅깅이도 침대에 올라오면 이불을 마구 쥐어뜯느라 바쁘다.

 그때 혼내기보다는 고양이가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줘야 한다. 예를 들면 나는 아기용 가제 손수건을 깨끗이 빨아 놀 거리로 주었다.

 이 시기에 사람의  발로 놀아주면 커서도 사람을 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아기고양이의 평균 수면 시간은 하루 14~20시간 정도이다. 자고 있을 때 성장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잘 때는 억지로 깨우지 말아야 한다.

 아기고양이는 밥 먹는 간격이 길어지면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처음의 나는 자 고양이를 불러 깨우던(그러나 늘 실패하는) 초보 집사였다. 이제는 공복 시간이 6시간 넘어가는 심한 경우에만 깨우곤 한다. 보통은 알아서 잘 깨고 잘 먹는 깅깅이다.


세 번째.

 사료는 하루에 4~6회, 몸무게의 10% 정도를 급여하면 된다. 아기고양이는 아직 소화 능력이 약하므로 건사료를 물에 불려 조금씩 자주 주도록 한다.

 처음에 깅깅이가 스크래쳐, 박스, 천 등을 물어뜯는 것을 보고 딱딱한 것을 씹고 싶어 하는 줄 안 나는, 건사료를 몇 번 물에 불리지 않고 그대로 주었다. -미안해 깅깅아-

 그러나 지켜본 결과 딱딱한 사료도 먹지만 물에 불린 건사료나 습식을 더 잘 먹는 것 같다.


 밥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집사들이 제한 급식을 할 경우 고양이의 하루 필요 칼로리를 계산하여 사료를 급여하곤 한다. 나 또한 사료를 제한하여 주는데, 먼저 고양이의 기초대사량은


기초대사량=체중X30+70


이다.


 그리고 이래 사진을 참조하여 하루 권장 에너지를 계산하면


하루 권장 에너지=기초대사량X연령별 상수값


이다.


 나는 습식으로 로얄캐닌 키튼 그레이비 파우치를 먹이고 건사료는 병원에서 먹던 벨릭서 F1/F 처방식을 주는 중이다.


 로얄캐닌 키튼의 경우 생후 4개월은 하루에 3 파우치를 급여하라고 되어 있어, 건사료와 같이 급여하기 위해 하루 1 파우치(85g)를 먹이고 있다.

(키튼 라인은 4개월 이상의 고양이를 위한 것이고 더 어린 아가들은 맘&베이비 라인을 먹인다는 걸 몰랐다. 키튼을 이미 먹이기 시작했고 잘 먹어서 그냥 두는 중.)

 

 건사료 벨릭서의 경우, 처음에는 병원에서조차 벨릭서 사료의 칼로리를 모르고 있어 혼돈이 있었다. 인터넷을 뒤져 겨우 벨릭스 브랜드의 칼로리 추정값을 찾아낸 결과, 10g 당 35kcal였다.


 이렇게 계산하면 하루에 키튼 1 파우치+벨릭서 50g쯤을 주어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하루에 습식 파우치를 3번에 나눠 먹이고 있으므로 벨릭서를 하루 3번, 한 번에 16g씩 주면 된다.


 보통 사료의 비율은 건사료 60%, 습식 30%, 간식 10%를 추천하는데 간식은 생후 3개월 이상부터 섭취 가능하다. 따라서 건사료를 간식 보상으로 대체해 먹이는 중이다.


네 번째.

 고양이는 태어난 지 4~5주부터 사물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의 시력을 가지게 되며, 8~10주 차가 되어야 시력이 완전하게 발달한다.


 체온 조절의 경우, 특히 여름철이 아기고양이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기 까다로우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나는 깅깅이가 자주 자는 침대 밑 수납박스 위에 얇은 거즈 담요를 깔아줬다.


 다섯 번째.

 반려동물 등록제에 꼭 참여하도록 한다. 깅깅이의 경우 동물병원에서 데려왔는데, 우리 지역은 이렇게 유기묘를 입양하면 내장칩을 무료로 지원해 준다. 아이를 잃었을 때 다시 찾거나, 보호소에서 아이를 인식하기 쉽게 반려동물 등록제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렇게 아기고양이를 기를 때의 주의할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처음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 실수하지 않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 생명을 기르는 데에 시행착오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입양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 글을 통해 아깽이 육묘를 좀 더 알게 되고, 고양이를 이해하여 좋은 가족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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