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아미라면, “보라해”라는 말을 알 것이다. “보라해”는 BTS의 뷔가 팬미팅에서 한 말이다. “여러분 보라색의 뜻이 뭔지 아세요? 빨주노초파람보의 보라색이 마지막이잖아요. 보라색은 상대방을 믿고 서로서로 사랑하자는 뜻이에요.”라는 말을 했다. 이렇게 예쁜 말을 하는 BTS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겠는가.
서사 중독자인 나는 BTS가 처음부터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그룹이 아니고, 이들이 세계적인 가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을 했는지 알기에.. 폴인럽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입덕하라고 부추긴 회사 상사들이 한 몫했지만. 처음에 BTS는 방시혁이 만든 그룹으로만 알고 있었고, 그 외에 정보는 없었다. 오래전 카페에서 일할 때 매일 같이 뉴스를 보던 여자 사장님이 지금 미국에 싸이보다 인기 있는 남자 가수들이 있다는 걸 보았다고 하자,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 당시 싸이 강남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싸이를 능가하는 그룹이 있다고? 하면서 의아했다. JYP가 그토록 뚫고 싶었던 미국시장을 7인조 보이그룹 BTS가 뚫은 것이다. BTS는 일곱 명 중 세 명의 래퍼와 네 명의 보컬로 구성되어 있다. 거기에, 메인댄서인 제이홉을 중심으로 항상 센 음악과 파워풀한 무대를 펼치고는 한다. 래퍼가 세 명이라는 점 자체가 BTS는 처음부터 힙합그룹이었다. 하지만, 아이돌이 힙합을 한다는 이유로 굉장히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BTS는 자신만의 색을 계속해서 세상에 내보이면서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방탄소년단의 캐스팅 일화를 보면, 맏형 진은 연영과 출신으로 대학교를 등교하는 길에 길거리 캐스팅이 되었다. 내가 좋아했던 슈가(본명은 민윤기)는 열세 살 때 미디 작업을 시작했다. 스튜디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작곡과 편곡을 하던 슈가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을 하다가 빅히트 연습생이 되었다. 슈가는 아이돌 할 생각은 없었고 작곡가, 프로듀서가 되려고 했는데, 방시혁이 슈가에게 원타임 같은 힙합 그룹을 만들 거라고 했고 춤도 율동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이렇게 빡센 고난도 안무를 추게 될 줄은 그때는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안무팀장으로 알려지고 희망을 뜻하는 이름의 제이홉은 스트릿댄서로 활동하며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댄스학원에서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되었다. 랩몬스터 남준이는 엄청나게 똑똑하고 뇌섹남으로 알려져 있다. 남준이는 에픽하이 Fly를 듣고 힙합의 길을 걷겠다며 빅히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지민이는 연습생 기간이 가장 짧지만, 지독한 연습벌레로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그래서 항상 지민이 무대를 보면 춤선이 정말 예쁘다. 얼굴 미남 뷔의 이름은 김태형. 색소폰을 배우던 그는 친구 따라 오디션을 구경 갔다가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게 되었다. 그리고 막내 정국이.. 전정국은 천재라고 할 정도로 노래, 춤 모두 잘한다. 정말 넘사벽 캐릭터. 정국이는 슈퍼스타 K3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예선 탈락을 했는데 그곳에서 여러 회사의 명함을 받게 되었고 빅히트에 들어오게 되었다. 지금은 빅히트(지금은 하이브)가 K팝의 중심에 있지만, 그 당시 빅히트는 SM, YG, JYP 대형기획사 3파전에 포함되지 않았다. 빅히트는 그저, 작곡가 방시혁이 만든 회사였지만 그곳에서 BTS가 나오면서 K팝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가끔, 텔레비전에 어떤 연예인들이 방탄소년단 멤버가 될 뻔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숙소생활도 오랫동안 함께 했지만, 많은 이유로 그들은 방탄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게 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연습생으로 오갔지만, 결국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일곱 명의 반짝이는 멤버들이다.
나는 삶을 개척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들을 보면 우리의 운명이 정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나에게는 BTS가 그렇다. 모두 사는 지역도 다르고, 타고난 끼도 달랐고, 아이돌이 아닌 다른 길에 들어서려고 했지만 이들이 BTS라는 그룹으로 모여 세계 정상을 찍는 것을 보면 처음부터 이들은 BTS가 될 운명으로 타고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운명이 타고났어도 이들이 도전을 하지 않고,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 정도의 결과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반짝이는 BTS를 보며 나는 어떤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을까? 하는 물음과 함께 언젠가 반짝일 그날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