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청곡 : 넘어지지만 말아요
모두가 똑같을 순 없죠
세상이 그럴 리가 없죠
나라고 다를 것도 없죠
나라고 나라도
곡 제이레빗 / 작곡 정다운 / 작사 정혜선 정다운
내가 더 많은 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해줄 수 있는 말을 못 찾는 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더 많은 단어를 알고, 더 나은 표현을 할 줄 안다면 내게 무언가를 털어놓는 사람의 표정이 조금 가벼워질 수 있었을까? 더 많은 경험을 해봤다면, 그가 말하는 감정이 이런 것이다 확신할 수 있을만한 선명한 감정에의 기억이 있다면 어땠을까.
이런 가정은 그다지 쓸모가 없다. 여전히 나는 그때에 했으면 좋을 법한 말을 모르고, 이미 그 사람과의 시간은 지나갔다. 그래도 다시 꺼내서 생각해 본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꺼내놓았을 때 그들은 언제나 어떤 말로 나를 달래줬다. 그 말들로 다시 일어서곤 했는데. 분명 내 안에 있을 그 말들을 곰곰이 퍼올려본다.
1. 힘내요!
주저하고 있을 때, 누가 등 떠밀어주면 할 때 힘이 됐다. 그치만 대부분 힘내란다고 바로 힘이 샘솟는 것도 아니었거니와 도무지 힘이 안나는 상황에서 힘내라 소리 들으면 사기가 더 저하됐던 기억.
2. 위로해주고 싶어.
위로라는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 힘듦이 누그러졌던가? 어떨 땐 그랬고 어떨 땐 그 사람으로부터 내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더 외로워졌다.
3. 저도 이런 감정 느꼈던 적 있는 것 같아요.
동질감이 들면서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싶고 좀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같다. 그러나 위로를 하는 본인의 경험 성토대회가 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 '당신과 같은 감정을 느껴봤다'과 확신하며 말하는 것보다 '이런 비슷한 마음이 든 적 있는데..'로 시작해서 내 경험과 감정을 보여주면 거부감과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4. 괜찮아지면 좋겠어요.
어떤 경험과 감정인지에 따라 다른데 '언젠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와 유사한 메시지가 전해지는 게 위로가 됐던 것 같다. 지금 힘든 마음도 끝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어조와 어미가 너무 단정적이면 거부감이 들었음. 괜찮아져요. 괜찮아집니다. 보다는 '당신이 괜찮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지는 게 좋았다.
5. 오늘은 일단 푹 쉬면 어때요?
쌓아놓고 고민해 봐도 답이 없는 고민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 환기가 되었다.
6. 정말로 괜찮아지는 방법 제시
아주 유사한 경험일 때는 '나도 그렇게 해봐야겠다'싶으면서 의욕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처한 상황과 입장이 아주 같을 수 없기 때문에 희박한 가능성.
7. 누구누구는 이랬다고 하더라~
제삼자도 비슷한 감정을 경험했다는 사례는 간접적으로 안심이 되기도 했다. 3번과 비슷하지만 내 일이 좀 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게 나았던 것 같다.
8. 함께 어떤 대상 험담함
해결되는 것이 없어도 속이 좀 풀리는 느낌. 험담을 할 공통의 대상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1번-8번이든 그 외 다른 좋은 말들이 있든 누구나 마음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내게 소중한 누군가가 힘들다면 세상은 다 똑같은 별로인 곳도 되었다가 세상은 다 똑같지 않아야 하는 곳도 되고, 사는 게 이럴 수가 있나 싶다가도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싶다. 나라고 다를 게 있니, 하다가 어떻게 모두가 같을 수 있겠어, 한다. 그래 그거 해봐, 하다가 아냐 그냥 쉬어, 도 하고. 나도 너처럼, 도 해보고 나라면 정말 너만큼은, 도 해보고. 이랬다가 저랬다가 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 사람이 쓰러져 일어서지 못할 만큼 힘들지만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면.
그래도 역시 석연치 않다. 더 나은 말들을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