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페 Jun 11. 2022

존버가 답일까?

요새 몇 달째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엔 의욕이 점점 줄어들고 회사에서 마음이 점점 멀어졌다. 슬슬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머지는 좀 내버려 두기 시작했다. 후에는 불안한 마음, 불면증, 도망치고 싶은 마음, 자기혐오로 커져갔다. 특히 불면증과 무기력함이 업무에 영향을 주며 자기혐오가 더 커져버리는 악순환.

휴가를 가도 번아웃은 사라지지 않았다. 약 10일간 이탈리아를 즐겁게 여행하고 회사로 복귀한 지 이틀째, 불안하고 괴로운 마음이 감당할 수 없이 커져버렸다. 퇴사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 현재 감정에 이끌려 도망가면 후회할 것 같아 일단 매니저에게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고 팀을 바꿔보기로 했다.

내가 너무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한가?
내가 나와 맞지 않는 길을 너무 무리해서 억지로 가려고 하는 건가?
이 길이 아니라면 어느 길로 가야 하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뭐지?

예전엔 호불호가 분명하고 저돌적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길을 헤매고 두려워하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참고 버티고만 있던 건 아닌지. 존버를 하다 보니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이 뭔지 잊어버린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