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TV를 놓지 않는다.
결혼 전
내 입에서 뱉은 역사상 가장 바보같은 말은
'우리 거실에 TV 놓지 말자'
얼씨구
인생은 짧고 하루도 짧고
퇴근과 출근 사이도 짧고
'그러니까 TV는 놓지 말자'
내 생각도 짧았다
다행히도 우리집 거실에는 TV가 놓여지게 되었다.
며칠 전 까지는.
고놈은 가장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당연 함께 있어야 할 소파와 함께
인생은 짧고 하루도 짧고
퇴근과 출근 사이는 더더욱 짧고
낯익은 이유로.
월요일 오늘, 퇴근 후 샤워를 마치고
TV와 소파와 위치를 바꾼 책장에서
읽을 책을 뒤적이다가
배달시킨 치킨박스를 들고
작은 방의 더 커져버린 소파에 앉았다.
작은 방의 더 커진 TV소리와 함께 쩝쩝.
퇴근과 출근 사이는 TV와 함께라면 너무도 짧았다.
'우리 이번에 거실에서 TV랑 소파 치워볼까?'
얼씨구다 얼씨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