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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철 Mar 21. 2023

영원한 인생의 친구, 나

나를 사랑하는 방법

며칠 전 '어떤 사람과 멀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글을 발행하고 생각에 조금 잠겼습니다. 물론 내 삶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쓰지 않고 관계를 잘 정리하는 것이 삶의 질 향상에 매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정리해야 할 사람들을 골라내는 기준이라니, 왠지 '나이스'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 XX'가 되더라도 '나이스한 개 XX'가 되어야 사랑받는 요즘 시대. 여러분께 나이스한 개 XX가 되라고 하는 건 결코 아니고, 제가 요즘 느끼는 몇 가지를 통해 그럼 어떤 사람과 가장 가까워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카톡의 숨겨진 기능

얼마 전 지인으로 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카톡에서 있잖아, 자기 번호를 친구로 등록하려고 하면 카톡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응? 아니?" , (자기 자신의 번호를 친구로 등록해 보려는 시도를 해 본 적이 없는 저는 그런 시도를 해 본 친구의 창조적인 장난에 놀라고, 또 그걸 대비한 카카오톡이 어떤 것을 준비해 두었다는데서 또 한 번 놀랍니다.) "친구 추가를 가서 말이야, 자기 이름과 번호를 입력하고 확인을 눌러봐" 


저는 친구가 던져준 호기심의 돌멩이에 마음의 호수에 궁금증의 파장이 커짐을 느끼며 카톡을 열었습니다. '아, 그런데 번호로 친구 추가하기는 어떻게 하는 거지?' (대부분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카톡은 친구 추가 동기화가 되어있어 1~2분 안에 새로운 친구로 뜨지 않았던가? 알려주려면 좀 친절하게 알려주지 친구를 탓하며 검색을 해서 따라가 봅니다.) 


나 자신은 영원한 인생의 친구입니다.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니 바로 뜬 메시지 창, '나 자신은 영원한 인생의 친구입니다.' 아 그런데 이게 설명되지 않는 먹먹함이 있습니다. 바로 확인을 눌러 메시지창을 지우지 못하고 캡처를 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에 (어떤 사람과 멀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글을 발행 한) 이런 메시지를 받게 되다니요. 


다시 한번 이런 것을 시도해 보는 사람들과 또 그 사람들에게 작은 인사라도 전하고자 기능을 숨겨둔 카카오톡 개발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혹시 저와 같이 전화번호로 친구를 추가하는 방법을 헤매는 분이 있을까 방법을 공유합니다. 


카카오톡을 열고 대부분 처음 열면 마지막 대화를 했던 대화창이 있을 겁니다. 가장 하단에 말풍선 왼쪽 사람 모양을 클릭합니다. 그럼 친구라는 창이 뜨고 거기 새로운 친구, 업데이트한 친구, 생일인 친구 등등이 나열되는데 그 위에 사람과 +표시가 된 버튼을 찾아 누릅니다. 

그리고 연락처로 추가라는 메뉴가 나오면 이름과 전화번호를 넣어보세요. 그리고 확인을 누르면 끝. 아래의 화면과 같이 카카오톡이 숨겨둔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오늘은 이 메시지가 나에게 위로가 되네요. 저는 AI에 대한 창의성과 발전성을 조금 낮게 보는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인간은 고유한 인간성으로 인해 결코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을 것이며, AI의 발전은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지요. 하지만 그런 제가 이런 단순한 코딩에 의한 메시지에 이렇게 감동을 받다니요. 예전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사람을 다룬 영화 her를 보면서 과연 저런 시대가 올까 의아했었는데, 다른 부분은 확언하기 어렵지만 친구 (말동무) 로봇은 분명히 만들어지겠고, 또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나?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으신지요?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 제가 좋아하는 휴머니티 강사 김창옥 교수님은 이걸 '셀프 텔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나 셀프 텔러가 있는데 급한 상황, 어려운 상황에 툭 튀어나오는 셀프 텔러의 말투가 어떠냐에 따라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고요. 최소한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자책으로 만들지는 않아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나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면 어떨까요? 


어릴 때 어디선가 결핍이 있는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결핍으로 인한 욕구가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론 그런 욕구를 추구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보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스스로 부끄러울 때도 있지 않나요? 그럴 때 '그렇지만 널 사랑해'라고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요? 원망과 분노의 대상, 섭섭함의 대상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인 배우자, 자녀들에게 돌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말을 하지 않는다 해도 내 마음까지 알아서 만져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스스로에 의해 가능합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먼저 인정합시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 주세요. 그동안 힘들었다. 열심히 살고 있다. 너 대단하다. 스스로 위안하고 격려해 주세요. 영원한 인생의 친구는 나 자신이니까요. 


누구처럼 똑똑하지도 않고, 누구처럼 예쁘지도 않으며, 누구처럼 똑똑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우주에 유일한 존재, 고유한 존재, 지금도 최선을 다하는 존재인 나 자신을 오늘 토탁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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