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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진양 Sep 29. 2020

(코로나 일상) 장수풍뎅이 알이 다 죽은 줄 알았는데?

올해 2020년 1월에 이사를 하고 새로운 곳으로 아이들과 오게 되었다.

3월에 전학을 하기 위해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었는데, 새로운 곳에 와서 심심한 아이들을 위해

함께 장수풍뎅이를 키워보기로 했다.

그래서 수컷을 먼저 데리고 와서 키우다 짝짓기를 시켜 주기로 하고 암컷을 데리고 와 짝짓기를 시켜주었다.


얼마 후, 통 안에 발견된 작은 알들.

따로 분리해 주어야 한다고 해서 8개 정도 되는 알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따로 옮겨 놓았다.

그런데 처음이라 서툴렀던 것인지 알이 다 부화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속상한 마음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지금 데리고 있는 수컷과 암컷만 잘 길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암컷이 먼저 죽고, 수컷 또한 며칠 후에 하늘로,,, (성충은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 )

아이들에게도 이제는 장수풍뎅이를 그만 키우자고 이야기를 하고 통만 덩그러니 남겨두었다.

통 안에 흙만 덩그러니 있었다. 치워야지 생각만 하고 코로나가 터지고 아이들과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아들이 “ 엄마 엄마 애벌레 애벌레 애벌레가 있어 “

나는 또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 “ 저번에 낳은 알들은 다 죽어서 통이랑 다 치웠는데 애벌레가 어딨어? 무슨 말이야 “

그런데 성충들을 키웠던 큰 통에 큰 애벌레가 투명한 통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 어???? 어???? 진짜네??” 나는 놀래서 꺼내보았다. 정말 장수풍뎅이 애벌레였다.


알들을 따로 분리 해 주지 않으면 흙과 함께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다 분리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차마 찾지 못한 알 하나가 애벌레가 되었던 것이었다.

나에게 발견되지 못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구나.. 싶었다.  ㅎ


그렇게 애벌레도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번데기가 되었다.

성충은 어떤 모습일지 너무 기대된다. 알부터 애벌레 번데기 다 우리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더욱더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그리고 장수풍뎅이가 알을 낳고 애벌레가 되어 번데기가 되기까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렀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2020년을 보냈지만 그래도 감사한 일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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