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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진양 Oct 08. 2020

(코로나 일상) 평소와 다르게 보낸 추석일기

코로나로 추석에 시댁과 친정에 모두 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집에 머물기로 했다.


휴게소를 들리지 않고 이동을 하면 되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쉬는날이기 때문에 어느 곳에 가도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오히려 서울과 경기에 사람이 많이 빠져나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오히려 사람이 없으리라 생각 되었다.


추석전날,

명절음식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손은 많이 가고,  한번 먹고나면 아이들도 남편도 잘 안먹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전이랑 반찬을 좀 나누어 주셔서 맛보는걸로 충분했다.

무엇을 할까 하다가

아이들과 남편은 미용실에가서 같이 머리를 하고 , 나는 주방정리겸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매번 정리를 하고 산다고는 해도 한번씩 뒤집어서 꺼내주지 않으면 유통기한지난것들,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로 수납장이 꽉 차게 된다.

살림을 다 꺼내서 버릴 것들 먼저 버리고, 먼지 쌓인 곳은 깨끗하게 닦아 주었다.

원래도 물건들을 쌓아두거나 많이 사지 않기 때문에 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버릴 것들이 많았다.

많이 버리고 나니 공간이 많이 생겨 더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주방에 가구 위치를 조금 바꾸고 싶어서 주방에 있는 아일랜드 식탁을 뒷 베란다로 옮겼다.

주방에는 식탁만 놓기로하고 정리를 하였다.

이상할까봐 좀 걱정이 되었는데  허전한 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인테리어 천을 달아주고, 

구석진 공간에는 화분을 가져다 주니 너무나 깔끔하고 마음에 들었다. 

예전엔 주방 보다는 거실이나 방에 들어가 있었는데,  

공간이 이쁘게 바뀌니 남편과 둘이 자주 앉아 차도 마시고 이야기 하는 공간이 되었다. 

공간이 주는 중요함을 알기 때문에 효율적인 공간을 찾기 위해 자주 바꿔주는 편이다.

생각보다 더 마음에 들어서 쉬는 날 동안 즐겁게 가족들 식사를 준비하게 된 것 같다.




추석당일은 아침에 가족모두 모여 가족예배를 드리고,

간단하게 밥을 먹고,

다같이 드라이브를 했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동네마트에서 추석동안 먹을 장을 간단하게 보고 집에 들어와

우리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를 남편이 만들어 주어 맛있게 먹었다.

과식을 했는지 너무 배가 불러

아이들은 영화를 틀어주고 우리 둘은 커피를 사서 동네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예전에 아이들과 걸어서 갔던 좋은 곳이 있어서 남편과 함께 걸었다.

재개발을 앞둔 곳이라 사람이 없고 한적한 곳이어서 남편과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도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조금 높은 곳에 위치한 성당.

이국적인 느낌이 나서 참 이쁘다.


남편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담벼락.

멋대로 내려온 넝쿨 조차 이뻐 보였다.

내가 기분이 좋으니 다 이뻐 보였던 것 같다. ㅎ


그 다음날, 전날 아이들과 달 구경도 하고 밤늦게 잠이 들어 모두가 늦잠을 잤다.

전날에 아이들과 약속한 것이 오랜만에 아빠와 야구를 하러 가기로 한 것이었다.

눈뜨자마자 체육공원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아빠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에 있는 체육공원에 갔다.

그 동안 나는 식사준비를 했다.

간단하게 공복운동을 하러 갔기 때문에 금방 올줄 알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아빠랑하는 운동이 너무 재밌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것 같다.

집에 와서 밥을 차려 놓은 걸 보고 그제야 배고픈 것을 깨닫게 되었는지 모두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신나게 놀고 와서 아이들은 집에서 쉬기로 하고 남편과 나는 집에 있는 식물들을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화분을 사러 둘이 나갔다.

너무 많이 자라서 나누어서 심어줄 화분을 사고,  또 어울리지 않게 너무 큰 화분에 심어져 있는 식물은 조금 작은 화분에 옮겨 주기로 했다.

화분가게에 들러 화분도 사고, 다이소에 들려 집에 수납에 필요한 바구니와 인테리어 소품도 몇개 집어왔다.

집에와서 남편은 화분을 정리하고 나는 다이소에서 사온 물건들을 정리하였다.


그 동안 미뤄왔던 집안일들을 남편과 함께하니 속도도 더 빠르고, 

혼자 했더라면 힘들었을 텐데 함께 하니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남편도 이런 것들을 좋아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 

서로 다른 부분도 많지만 이렇게 공통되게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ㅎㅎ


명절에 상차리다 시간가고, 설거지하다 시간가고, 다같이 모여 티비만 보고 있는 것이

난 솔직히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이번엔 뭔가 알차고 소소하게 즐겁게 보낸 것 같아 참 좋았다.


시댁과 친정에는 연휴가 끝나고 찾아가서 인사를 드렸다.

다른 가족들을 볼 수 없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코로나로 인해서 모두가 조심스러운 만큼 잘 보낸 것 같다.


다들 어떤 추석을 보내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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