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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진양 Oct 08. 2020

4학년 아이의 첫 전학+코로나


이사를 오게되면서 아이 학교도 당연히 옮기게 되었다

전에 다니던 학교를 워낙 좋아했던 아이라

이사가 정해지고 한동안 매우 속상해했었다.


이사를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면서

동네에 친구들도 사귀고 차츰차츰 익숙해지고 있는데, 그래도 학교 갈 생각만 하면 걱정이 앞서는 듯 보였다.

3월에 개학하고 학교에 갈 줄 알았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개학이 미뤄지고 미뤄지고..

아이는 개학이 미뤄지는 것이 내심 좋아 보였다.


그렇게 미뤄지고 미뤄지다 드디어 주 1회 학교 가는 날이 정해져 학교 가기 바로 전날.

괜찮은 듯 보였는데 잠들기 전에 긴장이 되었는지 평소보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일찍 자라고 잔소리도 하고 화도 냈을 텐데, 일부러 내색하지 않고 아무 말하지 않았다.

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잠시라도 아이가 학교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남편에게 아이 옆에 있어달라고 이야기했다.

평소 아빠가 장난을 치면 너무나 즐겁게 놀아 아이들 잠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저녁에는 같이 있지 못하게 하는데

이번엔 아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아빠와 함께 잠자리에 들게 했다.

 장난을 치고 가벼운 농담을 해주고 하니 어둡고 긴장된  표정이 조금씩 밝아졌다. 그렇게 12시쯤 잠이 들었다.


동네에 사귄 친구와 함께 학교에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내심 긴장이 되었다.

잘할 수 있겠지 하면서도, 나도 전학을 해봤기 때문에 그 낯선 공기와 무거운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조금은 안쓰럽고 걱정이 되었다.

아이를 보내 놓고 , 둘째 아이와 바람 쐴 겸 밖에 나왔다. 집에 있으면 쓸데없는 걱정이나 하고 있을 것 같아 아이와 장난치고 놀며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도 마시고 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코로나로 학교가 빨리 끝나기 때문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시무룩하게 걸어오지는 않을까, 다음에 학교 가기 싫다고 하면 또 어떻게 해야 하나 ,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잠깐잠깐 드는 걱정은 어쩔 수가 없었다.

큰 아이가 올 시간에 맞춰 서둘러 집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랴 부랴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데 아이가 웃으면서 “짜잔” 하면 현관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의 밝은 얼굴에 내심 안심이 되었다.

애써 난 걱정하지 않은 척 “어땠어?”라고 지나가듯이 물었다.


아이가 “ 괜찮던데? 나한테 별로 관심 없던데? 괜찮았어”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고,  등교도 짝수 홀수 나누어서 하기 때문에 적은 인원수에 괜찮았던 것 같았다.

아이는 생각하기를 전학생이라고 하면 모든 관심이 자기에게 쏟아지고, 질문하고, 이상한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볼까 봐 염려되었던 것 같다.

학교 가기 전까지 종종 상상했던 자기의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다 비켜가니 나쁘지 않았나 보다.


그렇게 주 1회 등교를 하고 친절한 선생님 덕분에 아이는 한 한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이의 첫 전학이었기 때문에 나도 많이 신경 쓰이고 걱정이 되었는데 잘 적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게 아이에게 말하는 것이, 우리 큰아이처럼 불안이 높고  예민한 성격의 아이한테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엄마는 이렇게 또 연기력이 느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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