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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Mar 20. 2021

0.01% 인류의 횡포 : 생태계 파괴

와이즈만 연구소 논문 요약

'사피엔스'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유발 하라리는 이어서 2017년에 내놓은 책 '호모 데우스 Homo Deus'에서 지구 상에서 무게가 좀 나가는 동물의 90%는 사람과 가축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에는 오백만 마리의 개가 있지만 늑대는 백 마리가 미처 안되고, 전 세계에 고양이는 육억 마리가 넘는데 사자는 사만 마리 정도만 서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 주장과 비슷한 논문을 2018년 이스라엘의 한 연구소 (Department of Plant and Environmental Sciences, 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에서 발표했다. 지구 상 동식물을 계통별로 분류하여 그 질량 mass의 총량을 추정했는데 내용이 흥미롭다.


탄소 톤 (Giga Ton of Carbon, GT C) 이란 중량 단위를 사용해서 측정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바이러스와 유기물을 포함하는 모든 생물체량 (biomass) 분포에 대한 최초의 포괄적 분석이라고 평가받았다.


당시 발표된 논문과 언론 ( 영국 가디언지 )의 관련 기사를 요약한다.


생물체량 biomass 은 생태학 용어로써 일정 공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을 탄소나 질소 중량으로 환산한 값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토양사전, 2000. 10. 15., 류순호)









Guardian graphic.




현재 지구 상에 사는 포유류 동물의 96%가 사람 아니면 소, 돼지 같은 가축이고 야생 동물은 4%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육하는 닭 오리등 가금류도 전체 조류의 70%에 달한다.


이 논문을 발표한 와이즈만 연구소의 론 밀로 교수는 딸과 동물 퀴즈 놀이를 할 때 으레 코끼리 다음에 기린이 오고 그다음에 코뿔소가 왔는데, 지구의 현실대로 하면 소가 먼저고 그다음에 다시 소가 오고 또 소가 오고 나서 닭이 와야 한다고 한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며 가축화를 시작했고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구와 가축의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동시에 인류의 자연환경에 대한 영향은 가속화하고 있다.



                                                    생물체 무게 기준 비율

https://www.pnas.org/content/115/25/6506



생물체량 기준으로 따지면, 식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제일 커서 전체의 82%가 넘는다. 육지 식물이 압도적으로 많고 대부분은 나무의 형태다. 다음이 박테리아인데 13%를 차지한다. 곰팡이, 동물 등이 나머지 5%에 들어가고 동물류에서는 곤충, 거미류가 으뜸이다.


도표에서 보면 인간은 무게 기준으로 지구 상 생명체의 0.01% 밖에 안된다. 바이러스 총량보다 작다.



생물체량을 인류 출현 이전과 비교하면 인간이 생물권(생물이 살 수 있는 지구 표면과 대기권 )에 초래한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인류 문명이래 야생동물의 83%와 식물의 반이 지구 상에서 사라졌다. 농경시대 이전과 비교할 때 야생동물은 육분의 일만 남았다고 하는 데 과학자들도 놀라고 있다. 3세기에 걸친 고래잡이로 바다에는 고래가 오분의 일만 남았다.



                                           인류 문명이래 사라진 생물의 비율


Guardian graphic



인간은 자연 자원 활용에 극도로 효율적이다. 경지 개발과 벌목, 도시화로 야생 서식지를 파괴했다. 사실상 모든 대륙에서 식량이나 쾌락을 위해서 야생 동물을 도태시키고 박멸시켰다.


일부 학자들은 급격하게 변하는 지구의 환경 체계를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인 인류세 (人類世 Anthropocene)로 부르기 시작했다. 1만 년 전에 시작되어 현세에 이른 충적세에 이어 자연변화가 아닌 인간의 자연 파괴로 나타난 변화를 따로 분리하자고 제안한 시대다.


Clearcut affected forest in Cree territory, Northern Quebec GREEN PEACE


오 만년에서 삼천 년 이전에 일어난 대형동물 멸종 때 40 킬로 그램 이상 짜리 육상 포유류의 반 이상이 멸종되었다고 추정한다 (Anthony Barnosky).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의 멸종을 불러온 대멸종이다. 포유류 파충류의 멸종은 인류에 의한 수렵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생존했던 종의 75% 이상이 한꺼번에 멸종했던 사건을 대멸종이라고 하는데 지구 탄생이래 다섯 차례 발생했다.


약 2억 5,000만 년 전에 일어난 페름기 대멸종 때는 전체 생물의 95%가 멸종됐다. 시베리아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각 속 깊은 곳에 있던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어 지구 기온이 섭씨로 6도나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우세하다.


학자들이 환경오염에 의한 지구 온난화로 이미 6차 대 멸종이 시작된 게 아닌가 우려하는 이유다.


지구상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물리적 기준 비중은 아주 작다. 바이러스 무게의 총합은 인간의 세배에 이른다.


이런 인간이 자연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특히 인간의 식습관이 자연환경, 동식물과 다른 유기물의 서식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인용논문

https://www.pnas.org/content/115/25/6506


인용기사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18/may/21/human-race-just-001-of-all-life-but-has-destroyed-over-80-of-wild-mammals-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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