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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Mar 23. 2021

인류가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 논문 요약

Global Biomass versus Human-made mass. Credit: Itai Raveh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



애물단지는 '부모보다 먼저 죽은 어린 아기의 유해를 담은 단지'라고 한다. 나라에서 지어놓고 활용하지 못하는 시설물을 두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끔찍한 표현을 쓴다.


몇 억에서 수 천억 대의 세금을 쏟아붓고도 파리 날리고 있는 '애물단지'가 전국 각지에 널려있다. 한적한 지방에 가면 부실한 수요 예측의 결과물들이 더욱 눈에 띈다. '기념관, 박물관, 회관, 경기장, 체육관' 따위 명칭이 붙어있다. 기괴한 조형물에서부터 '월드, 랜드, 생태공원, 테마파크'처럼 대규모 단지 형태를 이루기도 한다.


들어가 보면 절간 처럼( 절에 신도들 많다.) 적막해서 거기서 일하는 관리자들 보기 민망할 때도 있다. 유지보수에도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활용 대안을 찾고 있다고 둘러대면서도 새로운 '애물단지'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심지어 이런 시설물이 지자체장의 업적으로도 인식된다 하니 기가 막힌다.


지자체만 그런 게 아니다. 정부에서 주도한 동계 올림픽 유휴시설, 실패한 혁신 도시는 들어간 돈이 조 단위로 뛴다. 균형 발전 명분으로 밀어붙이는 지방 공항은 무책임한 과잉 투자의 단골 아이템이 되었다. 전북 김제 공항은 짓다가 중단하고 배추밭으로 빌려주면서, 근방에다 새만금 국제공항을 짓고 있다고 한다.


나라에서 추진해서 무용지물이 되는 사례 중에서 특히 시설물이 골치 아픈 이유는 단지 눈에 보여서가 아니다. 혈세 낭비에 그치지 않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잠복해 있다.



https://www.haaretz.co.il/embeds/pdf_upload/2020/20201209-165959.pdf



'사람이 만든 물건, 구조물 등 인공물의 총합이 지구상 생물체의 총 질량 (biomass)을 초과했다'라고 주장하는 논문이 작년 말 12월에 발표되었다. 인공물의 반은 콘크리트라고 한다.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로서 네이처 지에 실렸다.

논문 내용과 Scientific American 저널의 관련 기사를 요약한다.


도표를 보면 인공물의 절반은 콘크리트이고 나머지 대부분이 골재인데, 그 뒤를 벽돌, 아스팔트, 금속, 플라스틱이 잇고 있다.


100년 전에는 생물체량의 3%에 지나지 않았던 인공물이 작년 2020년에 100% 에 도달했고 2040년이 되면 세 배가 될 거라는 충격적인 예상도 내놓았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2018년에 지구상 생물체량(biomass)을 발표해서 화제가 됐었는데 이번엔 그 생물체의 무게를 인공물의 질량과 비교했다.


2018 논문에서는 생물체량을 탄소톤 ( Giga Ton of Carbon, GT C )으로 측정했고 이번에 인공물과 비교하면서 건조 중량 ( dry weight )을 사용했다. 대략 1 탄소톤=2 건조 중량 톤으로 환산한다고 한다. 참고로 2018 년 발표한 생물체량( biomass )은 545 기가 탄소 톤 (GT C)이었다.


https://brunch.co.kr/@hhjo/149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



인간이 만들어낸 도로, 주택, 쇼핑몰, 고깃배, 커피 머그잔, 스마트 폰 따위 물건, 시설 및 기반시설의 총중량이 1.1 조 톤에 이른다.


지구 상 인공물의 중량이 식물, 동물, 박테리아, 곰팡이 같은 생물체 건조 중량의 총합과 같아진 것이다.


1900년 이후 지구 상의 인공물은 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1950년 대에 건축재료가 벽돌에서 콘크리트로 바뀌고, 1960년 대 도로포장에 아스팔트를 쓰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


현재 매주 생산해 내는 인공물은 전 세계 인구 77억 명의 몸무게와 맞먹는다. 플라스틱의 무게는 육지, 해상동물 무게의 두 배가 넘고, 건축물과 기반시설은 나무와 관목 무게와 같다.


지난 120년 간 생물체량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인공물은 무어의 법칙처럼 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왔다.


이 논문은 보수적으로 계산한 연구 결과라고 한다. 예를 들면 몇 그램 짜리 금반지를 만들기 위해 처리한 수백만 톤의 광물은 감안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인공물을 만드는데 소요된 광물자원까지 포함하면 이미 1970년 경에 인공물이 생물체 무게를 초과했다고 한다.


현재 살아있는 생물체의 중량과 현재 사용 중인 인공물의 중량만 측정해서 비교했다. 인공물에 폐기물을 합치면 이미 십 년 전에 생물체량을 초과한 것이 된다.


지난 110년간 인류가 만들어 낸 만큼의 폐기물이 앞으로 20년 안에 더 생긴다고 한다. 대부분 1960년 이후 지은 인공물의 수명이 다함에 따라 엄청난 양의 폐기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다.





논문 : https://www.haaretz.co.il/embeds/pdf_upload/2020/20201209-165959.pdf


기사 :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human-made-stuff-now-outweighs-all-life-on-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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