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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Apr 27. 2021

빛 공해

신종 공해

빛 공해 지도를 추가하여 재발행합니다. 정성문 작가께서 댓글로 보내주었습니다. 


https://www.lightpollutionmap.info/#zoom=4.00&lat=45.8720&lon=14.5470&layers=B0FFFFFFTFFFFFFFFFF


인공위성에서 찍은 지구의 밤 사진을 보면 지역의 경제 수준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사진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한국을 찾아내고 뿌듯해하지만 무턱대고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하늘을 향하는 조명은 쓸모없으며 에너지 손실이다. 전시에 비행기를 조준하는 고사포 용을 빼고는.


도시의 휘황 찬란한 야경을 발전의 상징으로 여기는 건 촌놈이 금니빨 자랑하는 거와 같다. 지나친 조명은 낭비적 허세다. 건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25%가 조명용이라고하던데 냉난방용에 이어 두 번째다.


불필요하게 반사하는 조명과 건물의 유리창으로 빠져나가는 불빛은 공해가 된다. 원치 않는 소리가 소음인 것처럼 불필요한 빛은 공해다. 도시의 밤에 별을 보기 어려운 이유는 오염된 대기와 인공조명 탓이다. 빛이 하늘로 못 가게 하향 등이라도 달아야 별을 되찾을 것 같다. 


24시간 불 꺼지지 않는 도시에서 인간의 수면은 방해받고 체내 리듬은 균형이 깨진다. TV, 스마트폰의 불빛도 마찬가지다.

24시간 양계장에 대낮같이 불을 켜놓는 이유는 계란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잠 못 들어 병약해진 닭에게는 항생제를 먹인다. 안타깝다.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생태계도 자극한다. 매미가 가로등 빛 때문에 밤을 낮으로 착각해 시끄럽게 울어대고, 시설물의 밝은 조명 때문에 가로수나 과일나무에 벌레가 모인다.


농촌에서는 가로등 불빛이 근처 논밭에서 기르는 작물에 영향을 준다. 작물의 성장 리듬을 교란시켜 이삭이 늦게 패거나 꽃이 일찍 피기 때문에 한밤중엔 가로등을 끄는 데가 많다.


물, 공기 오염 못지않게 빛 공해는 지구에서 신종 공해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한국이 G20 국가 중 최악의 빛 공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계장의 밤


박후기 시인



우리들의 밤은

당신들의 낮보다 밝아요


태양보다 밝은 전구가

머리 위에서 빛날 때,


우리는 불빛과 섹스를 나누고

전구를 닮은 알을 쏙쏙 낳지요


해가 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것은 내일이 없다는 말과 같아요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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