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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Oct 11. 2022

[산청] 동의보감 촌

허준의 동의보감




동의문 / 동의전 / 산청 동의보감 촌


경상남도 산청군은 왕산과 필봉산 기슭 약 100만 제곱킬로미터 ( 30만 평) 부지에 한방 테마파크를 조성해서 동의보감 촌을 운영하고 있다. 한방을 테마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 체험 관광지로서 단지 내에 엑스포 주제관, 한의학 박물관, 약초관, 한방 체험장 등의 전시 및 체험 시설과 한방 자연 휴양림 같은 휴양 공간이 있다. 정문이 동의문이고 후문은 보감문이다. 내년 이맘때엔 한韓의학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세계 전통의약 항노화 엑스포가 여기서 열린다.


산청군은 매년 10월 초 산청 IC 광장과 동의보감 촌 일원에서 한방 약초 축제를 열고 있는데 지리산의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토종 약초와 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이 이 지역 출신이라는 역사성을 연고로 내세우고 있다.


동의보감 촌 안의 건물들은 거의가 한옥인데 근정전을 연상케 하는 동의전東醫殿에서는 온열 체험과 약초주머니 만들기 같은 한방 체험을 실시하고 있었다. 건물의 웅장한 규모에 비해서 행사 내용이 좀 썰렁한 감이 있기는 하다.


동의보감 촌 초기에 들어선 산청 한의학 박물관은 전통의학실과 약초 전시실로 꾸몄는데 역시 전통의학실은 대부분 동의보감의 제작 과정 및 내용에 할애하고 있다.



동의보감 잡병 편 / 산청 한의학 박물관


선조 30년에 임금이 조선만의 새롭고 독창적이고 쉬운 의학서의 집필을 명령했다. 임진왜란 때 의학 서적 의방유취를 왜에 빼앗긴 게 직접적인 동기라는 설도 있다.


의방유취(醫方類聚)는 조선 초기에 국내외의 다양한 한의학 관련 문헌을 집대성한 의서로서 국가 기관이 편찬한 동양 최대의 의학 서적이다.


얼마 있다 정유재란(선조 30년)이 터지자 허준과 함께 작업하던 학자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의서의 저술은 중단되었다. 선조는 의서 500 권을 허준에게 내어주며 단독 편찬을 지시했다. 그러나 허준이 절반도 마치기 전에 선조가 승하했고 어의御醫였던 허준은 그 책임을 지고 의주로 유배 간다.


놀랍게도 허준은 유배 기간 1년 8개월 동안 의서의 저술을 완성하고 유배에서 풀린 이듬해 1610년 동의보감을 광해군에게 바쳤다. 동의보감은 마침내 1613 년에 목판으로 간행되었다.


선조가 의학서 집필을 명하며 주문한 세 가지 원칙이 치료보다 예방, 처방들의 요점을 요약, 쉬운 이름의 약명이었다고 동의보감 서문이 밝히고 있다.


且人之疾病, 皆生於不善調攝, 修養爲先, 藥石次之.

사람의 질병은 모두 섭생을 잘 조절하지 못한 데서 생기는 것이니 수양이 최선이고 약물은 그다음이다.


諸方浩繁, 務擇其要.

여러 의서들은 번다하니 요점을 가리는데 힘쓰라.


而人不能知爾, 宜分類並書鄕名, 使民易知.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니 종류별로 나누고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명칭을 병기하여 백성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라.




신형장부도


서문에 이어 나오는 해부도 비슷한 신형장부도身形藏府圖에서는 전통의학의 인체관을 설명하고 있다.


'손진인이 천지에서 존재하는 것 가운데 사람이 가장 귀중하다. 둥근 머리는 하늘을 닮았고 네모난 발은 땅을 닮았다. 하늘에 사시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가 있고, 하늘에 오행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이 ....' 하는 식으로 우리 몸을 우주의 현상에 일일이 대입시켰다. 우리 몸이 소우주라는 인식이다. (손진인 : 당나라 때 의학자)


요약하자면,


머리와 발 = 천지


사지 = 사시


오장 = 오행 (수금지화토)


육부 = 육극六極 (동서남북상하)


팔절八節 = 팔풍八風 ( 팔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구규九竅 (귀2, 눈2, 콧구멍2, 입, 요도, 항문) =구성九星 (고대 중국에서 운명을 판단하는데 이용하던 아홉 개의 별)


12 경맥 = 12時


24 수혈 腧穴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자리) = 24절기


365 골절 = 365일


신체가 천지의 운행과 연결되어 있고 신체의 각 기관 또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한의학의 개념은, 개인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동양의 고 맥락 사회와도 궤를 같이한다.


산청 한의학 박물관


동의보감은 총 25권으로 되어 있는데,


내경 편 : 인체 내부 정신질환


외형 편 : 외부의 외과적 질환


잡병 편 : 구급 부인 소아 전염병 등 다양하게 변하는 질병


침구 편 : 침 뜸


탕액 편 : 1291 종 우리나라 약재


등 5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질병을 원인, 질병 일반, 특별 증상, 진단, 처방으로 나눈 독창적인 분류 방법으로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0여 년에 걸쳐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연구해서 출판한 국책 사업 덕택에, 당시 비싸고 효능이 의심스러웠던 중국산 수입 약재가 우리나라에서 나는 향약 鄕藥으로 대체되었고 백성들이 싸고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산청 한의학 박물관



동의보감은 당시 조선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에도 광범위하게 유포되었다. 명말청초明末清初에 중국으로 유출되어 중국에서는 1763년(乾隆 28)이후 수차례 간행되었다. 일본에서도 1724년에 교토서림(京都書林)에서 처음 간행된 이후 1799년에는 오사카서림(大坂書林)에서 재판 본이 간행되는 등 동의보감은 동양의학의 필독서가 되었다. 중국판, 일본판 발문 모두 동의보감이 '백성을 보호한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동의보감은 2009년 의학 서적으로는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이어서 2015 년에 국보로 지정되었다.


참고한 자료

대한민국 정부 누리집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 고미숙 저

동의보감으로 시작하는 마흔의 몸 공부 / 박용환 저



[경상남도 산청군의 지원을 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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