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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May 23. 2023

생뚱맞은 '노시니어존'

늙은이 - 노인 - 어르신 - 어르신분 - ?


동아닷컴



노인을 사절한다는 '노시니어존' 표지판을 내 걸었다가 논란이 된 어느 카페의 단골손님이 문제가 된 업소를 옹호하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차별이 부당하다는 측과 사정을 들어보니 그럴만하다는 공감 여론이 있다. 각자 세대와 입장 따위에 따라 의견이 충분히 갈릴만한 건인 바 논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다만,


표지판과 언론 기사의 어법에 대해선 시비를 걸어야겠다.




(서울=뉴스1) ooo 기자 = 한 카페에서 60세 이상 어르신 출입을 제한하는 '노 시니어 존'을 선언해 논란이 인 가운데, 카페 단골손님이 사장을 대신해 직접 해명 댓글을 달았다.


지난 9일 '노 시니어 존' 카페 관련 한 보도기사에 단골손님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댓글을 남겼다. A씨는 "그냥 제가 써 드리 싶어서 댓글 달아요. 동네에 테이블 두 개 있는 작은 카페"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동네 할아버지들이 여성 사장님한테 '마담 예뻐서 온다', '커피 맛이 그래서 좋다' 등 성희롱을 많이 하셨고, 그런 들을 사장님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노 시니어 존'이라고 써 붙이신 것"이라며 사장은 논란으로 번질 줄 몰랐다고 한다.


이어 "대학생 두 명을 자녀로 두신 어머니이지만, 그래도 여성분이신데 그런 말씀 듣고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까요?"라며 "단편적인 기사만 보고 다들 사장님 잘못이라고 치부하는 것 같아 댓글 남긴다"고 설명했다.


한 누리꾼이 "그럼 성희롱한 그 할아버지들에게 직접 경고하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하자, A씨는 "(사장님이) 그런 말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다방 마담을 마담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냐'고 하다더라. 어떻게 더 해야 하냐"고 답답해했다.


또 A씨는 "좋은 어르신분들도 계신 거 사장님도 물론 알고 있다. 그래서 자주 오는 단골 어르신분들이나 매너 있는 어르신들께는 신경 쓰지 말고 오셔도 된다고 했다더라"라며 "근데 얼굴 보고 (진상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수라도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여자로서 감당하기 어렵지 않으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사장은 누군가를 차별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A씨는 "(사장님이) 장사라는 게 힘든 건지는 아셨지만, 남편이 카페 하지 말라고 하실까 봐 말도 못 하고 힘들어도 매출 떨어지는 거 감안하고 써 붙여둔 거다. 이 내용들은 사장님이 제게 하소연하듯 말씀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시니어존]?


  'NO SENIOR ZONE'을 한글로 받아쓰기한 거라면,


 영어를 읽지는 못하지만 들으면 알고, 한국어는 모르되 한글은 읽을 수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특화된 통신문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그런 희귀한 조합의 노인을 한국의 한 카페에서 거절해야 할 상황은 상상이 안 가고. 띄어쓰기 ( 노∨시니어∨존) 라도 좀 하든가.                                          


혹시 노인들 구역이라는 뜻의 '노老 시니어 존'일까? 그럴 리가. 


 '60세 이상...'이 너무 야박하게 들릴까 봐 좀 순화시킨다고 외국어를 썼을까? 따지고 보면 '노시니어존' 이 더 궁극적이다. 'NO'는 가차 없는 부정이고 '존 ZONE'은 차별적인 뜻이 강한 '구역' 아닌가.


요새 유행하는 '노펫존', '노키즈존'의 돌림자로 써본 거라면? 반려견이나 아이들과 같은 또래로 취급당한 노인들이 불쾌할 텐데. 바로 옆에 반려견은 된다고 함. 우리는 개만도 못하구나 하고 자조하는 노인들이 화가 치밀어서 카페에 안 들어온다면 일단 성공일까?


  그도 저도 아니면 좀 있어 보이려고 영어스럽게? 겉멋 부릴 데가 따로 있지.


© YayImages, 출처


[60세 이상 어르신 출입제한]


 노인들에게 문제가 있어서 노인을 사절하는 문구다. 그렇다고 욕을 해서는 안 되지만 헷갈리게 극존칭 '어르신'을 바칠 사안도 아니다. 어르고 뺨치나? 중립적인 '노인'이면 충분하다.


'제한'은 '일정한 한도를 정하는 것'이다. 이미 60 세 이상이라고 한도를 명시했으면 딱 부러지게 '금지'라고 해야 맞다. 뭐가 켕겨서 슬그머니 '제한'이라고 얼버무리나. 공항 입국처럼 일일이 심사해서 결정하겠다는 것도 아닐 테고. 요즘 도로에서 '통행제한', '통제' 같이 두리뭉실 한 표지판 많이 본다.


https://brunch.co.kr/@hhjo/256



인용을 포함한 기사본문에서도 불필요한 경어, 존칭이 만만치 않게 발견된다.


[여성 사장님, 여성분]


인용한 원문은 '여사장님' 이던데, 상스러워서 '여성 사장'으로 고쳐 썼을까?


요즘 언론 기사에서 거의 모든 '남자', '여자'는 '남성', '여성'으로 바꿔 쓰고 있다. 그걸로 성이 안 차는지 ''까지 붙인다. '여자'는 비칭이나 멸칭이 아니고, '여성'이 존칭이나 고상한 표현도 아니다. 서로 뜻이 겹치기도 하지만 다른 말이다.


여성 : (性)의 측'면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 특히, 성년(成年)이 된 여자를 이른다.
사전


[성희롱을 많이 하셨고... 하셨다더라]


성희롱 고객의 행위에 존대 어미 ''는 어색하다. 칭찬이고 비난이고 남의 행동을 여러 사람에게 전할 때는 중립적으로 '(성희롱을 많이 ) '했다'가 자연스럽지 않을까. 전하는 말에서 '했다'는 반말이 아니고 무례하지도 않다.


[그런 분]


구독자와이프엉터리 ''이 요즘 남용되고 있다. 그런 '사람'이 무난하다. '사람'은 욕이 아니다.


[할아버지]


잠재적 성추행범에게 친근한 할아버지가 웬 말? 노인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다.


[[어르신분]]


분별없이 존칭을 붙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노인을 극존칭 어르신으로 부르더니 급기야 다시 존칭 이 들어붙었다. 그다음엔 뭐가 올까?





[내 맘대로 고친 기사]


'노시니어존'


'60세 이상 어르신 노인 출입제한 금지'


(서울=뉴스1) ooo 기자 = 한 카페에서 60세 이상 어르신 노인 출입을 제한금지해서 '노 시니어 존논란이 된 가운데, 카페 단골손님이 사장을 대신해 직접 해명 댓글을 달았다.


지난 9일 '노 시니어 존'노인 출입금지 카페 관련 한 보도기사에 단골손님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댓글을 남겼다. A씨는 "그냥 제가 써 드리 주고 싶어서 댓글 달아요. 동네에 테이블 두 개 있는 작은 카페"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동네 할아버지 노인들이 여성 사장님 여사장한테 '마담 예뻐서 온다', '커피 맛이 그래서 좋다' 등 성희롱을 많이 하셨고했고, 그런 분 사람들을 사장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노 시니어 존'노인 출입금지라고 써 붙인 것"이라며 사장은 논란으로 번질 줄 몰랐다고 한다.


이어 "대학생 두 명을 자녀로 두신  어머니이지만, 그래도 여성분이신여자인데 그런 말씀  듣고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까요?"라며 "단편적인 기사만 보고 다들 사장 잘못이라고 치부하는 것 같아 댓글 남긴다"고 설명했다.


한 누리꾼이 "그럼 성희롱한 그 할아버지 노인들에게 직접 경고하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하자, A씨는 "(사장이) 그런 말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다방 마담을 마담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냐'고 하셨다더라. 어떻게 더 해야 하냐"고 답답해했다.


또 A씨는 "좋은 어르신분 노인들도 계신있는 거 사장도 물론 알고 있다. 그래서 자주 오는 단골 어르신분노인들이나 매너 있는 어르신 노인 에게 신경 쓰지 말고 오셔도 된다고 했다더라"라며 "근데 얼굴 보고 (진상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수라도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여자로서 감당하기 어렵지 않으실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사장은 누군가를 차별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A씨는 "(사장이) 장사라는 게 힘든 건지는 알았지만, 남편  이 카페 하지 말라고 하실까 봐 말도 못 하고 힘들어도 매출 떨어지는 거 감안하고 써 붙여둔 거다. 이 내용들은 사장이 제게 하소연하듯 말씀하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옛날엔 '다방茶房'이 오늘날의 카페처럼 커피나 차를 팔고 약속 장소로 많이 이용되었다. 다방의 여자 운영자를 '마담'이라고 불렀는데, 시시 껄렁한 농지거리를 받아주면서 단골손님을 관리하는 역할도 했다.


정신 나간 노인들이 카페를 다방으로 (의도적으로) 착각하고 여주인을 마담이라고 우기면서 희롱하자 당사자가 상처받은 게 아닌가 한다.


'마담 Madam'은 격식 차리는 자리에서 여자에게 붙이는 영어 존칭이다. 공식 석상에서 여자 대통령은 Madam President 가 된다.


어쩌다가 '마담'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멸칭으로 변질되었다.


부적절하게 붙이면 멀쩡한 호칭도 욕이 되어버리는 수많은 예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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