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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재고 觀我齋稿] 번역 : 관아의 터가 높아...

by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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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25-26 페이지


관아재고 觀我齋稿'는 조선 후기의 문신 조영석趙榮祏 (1686, 숙종 12~1761, 영조 37 )의 시詩·서序·기記·제발題跋 등을 수록한 시문집입니다. 책에는 18세기 한국의 시·서·화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저자 조영석은 물론 정선·이병연 등에 관한 기록들이 있습니다. 1984년에 필사본 2 책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영인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원문 이미지를 제공했습니다.

번역 습작입니다.


관아[1]의 터가 높아 충청도 청풍, 단양, 영월을 에워싼 여러 산들이 눈 아래 펼쳐지니 하나하나 셀 수 있다.


옛날 구양歐陽修가 양주를 다스릴 때 촉강蜀岡에 지은 누각[2]이 있었는데, 강남의 여러 산이 앞에 둘러싸고 있어서 그 누각을 '평산平山'이라 이름 지었다.


왕개보王介甫[3]가 '누각이 높아 두세 고을을 내려다본다.'라고 시를 지었다.


지금 이곳의 지세가 또한 그와 비슷하다. 이에 그 이름을 취하여 '평수당平峀堂'이라 하였으니, '평산平山'은 해서海西의 읍 이름이라 혼동을 피한 것이다.


[1] 제천 관아 제천 청풍 금병헌 (堤川 淸風 錦屛軒) 추정,

[2] 북송의 문인 구양수歐陽修가 중국 양주(양조우)에 부임해서 촉강 중봉 위에 평산당이라는 누각을 지었다. 평산당은 높은 언덕 위에 지어졌으므로 강남 지역 수백리 땅이 눈에 펼쳐졌다고 전해진다.

[3] 당송 팔대가 중 한 사람인 왕안석王安石의 호






한전옹寒田翁을 초청하여 함께 개보(왕안석王安石)의 운에 화답하다


현縣을 에워싼 굽이굽이 산들이 용龍처럼 늘어섰는데,

높은 청사가 멀리 동쪽 고을에 우뚝하다.


을봉乙峯 [1]의 아침 햇살이 창 위에 비치고,

월악산月嶽山[2]의 맑은 아지랑이 책상 앞에 떠오른다.


옛 누각(堂)[3]과 지세가 같아 그 이름을 땄으나,

앞서간 이들의 풍류에 비하면 부끄러울 따름이라.


누각에 모여 함께 술잔 기울이며 즐거워하는데,

형공(荊公: 왕안석)의 좋은 구절도 있지 않은가.


원문 중 주석: 영월寧越의 조을치助乙峙 [4] 고개와 충주忠州의 월악산月嶽山이 모두 을봉乙峯과 직접 마주 보고 있다. 을봉은 월봉(越峯)이라고도 한다.



[1] 미상

[2] 월악산, 충북 제천시 덕산면

[3] 촉강의 평산

[4] 강원도 영월군 남면 토교리에서 충청북도 제천시 두학동, 송학동 무도리로 가는 고개. 조리재라고도 불림




한전옹寒田翁이 무학당武學堂[1]을 유람한 시에 차운하다.


관도官道 [2]는 실처럼 푸른 봉우리 사이로 비껴있고,

장군당將軍堂(무학당)은 범왕가梵王家(절)와 마주하네.


태평세월에 훈련장은 잡초로 뒤 덮이고 [3],

시인(騷客)[4]의 붓끝(詩鋒)이 칼의 광채釰花를 대신한다.


[1] 조선시대 무관 양성 기관

[2] 나라에서 관리하던 간선도로

[3] 조선 후기 문치 강화와 군사력 약화를 반영

[4] 시인詩人과 문사文士를 통틀어 이르는 말. 중국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부離騷賦에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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