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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Oct 05. 2020

경영자의 즉흥 환상곡은
환상적이지 않다

한번 더하면 잘할 것 같은 경영

밑져도 좋으니까 질러버려! 


경쟁 입찰에서 오직 계약을 따기 위한 목적으로 가격을 과도하게 깎아서 써내는 경우가 있다. 사업하다 보면 때에 따라 손실을 무릅쓰고 출혈 계약을 할 수는 있다. 다만 그 '출혈'이 미리 신중하게 이리저리 따져본 후에 선택한 전략이면 무방하다. 그게 아니고 결정권자가 욱하는 마음에서 저지른 (이 경우 아무도 못 말린다) 즉흥적인 결단이면 사업과 조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과다 출혈로 사망에 이르는 건 사람이나 기업이나 똑같다. 


경쟁업체가 잘 되는 꼴이 보기 싫어서, 누구 하나를 보내기 (=망가뜨리기) 위해서 전개하는 '못 먹어도 고', '너 죽고 나 죽자' 작전에 승자는 없다. 무모한 치기는 자신은 물론 업계에도 폐가 된다. 복싱을 할 때 상대 선수가 나쁜 사람이라서 패는 게 아니고 시합을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그런데 시합 중에 약이 오르거나 상대 선수가 미워지면 팔에 힘이 들어가고 주먹의 위력이 반감된다. 아무리 얄미워도 경쟁사를 생명이 없는 (사실이다. 비즈니스는 생명이 없다.) 무기체로 보고 냉정하게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사람이 타지 않은 빈 배가 와서 자기 배를 들이받으면 화를 내지 않는다는 비유가 장자莊子 외편外篇의 '허주虛舟'에 나온다.   


                                       




<충동으로 채용하는 경영자 : 브런치 2020.10.6 필자 > 일부 인용


사람을 뽑는 일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직원을 경솔하게 채용하는 바람에 두고두고 애먹는다. 채용 면접은 대개 경영자도 참여하는데 아무 준비도 없이 면접장에 덜렁덜렁 들어와서는 집히는 대로 이력서를 뒤적거린다.  '애인은 있느냐', '몇 병이나 마시냐', '교회 다니냐' , '부모님은 뭐 하시냐', 따위 시시껄렁한 개인 신상이나 캐묻다가 다음 지원자로 넘어간다. 지금 배우자를 고르는 게 아니고 같이 일할 사람을 선발하는 거다.  

주접 좀 떨지 마세요. 

채용 면접을 하는 면접관(회사 측)에게는 일방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있다. 반대로 면접 결과는 그 자리에서 지원자에게 알려 줄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나중에 면접에 관여한 여러 사람들의 소견을 종합해서 결정한 후 통보해도 안 늦다. 그런데 자기의 소감을 면접 자리에서 지원자와 공유하는 '친절하고 어리석은' 경영자가 있다. '토익 점수가 왜 이래', ' 말투가 느리다', ' 애 키우는 여자가 하기 힘든 일인데' 같은 면접관의 호 불호 판단을 노출시킨다. 후보자의 반응을 유도할 의도가 아니라면 회사 쪽의 입장을 성급하게 내색하는 건 지원자도 혼란스럽고 면접 진행에도 도움이 안 된다. 긍정적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좀 맘에 든다고 '무슨  일을 시키면 잘할 것 같다', '회사의 아무개 대리와 같은 학교 나왔던데 아느냐' 같은 호들갑도 금물이다. 심지어는 면접 중에 지원자에게 '꽂혀서' 끝나고 나가서 저녁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 일까지 있다. 


첫인상이 중요하고 처음 생각이 옳다고들 하지만 사람을 뽑을 때만은 자중하자. '충동구매'는 피해야 한다. '환불'이 어렵다. 회사에선 중요한 거래처와 상담하기 전에 미리 상황을 점검하고 내부 대책 회의를 하기도 한다. 채용 면접도 그 만한 공을 들일 가치가 있다. 

미리 지원자에 대해 '예습'하고, 질문 항목 등 면접 전략을 세워보세요




일시적 감흥을 표현해서 훌륭한 예술작품이 되기도 하지만, 경영자의 즉흥적인 감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사업에 유해하고 위험하다. 즉흥과 직관은 다르다. 순발력은 더더욱 아니다. 경영자가 통찰력을 잃고 순간적인 감정에 치우쳐서 행동하는 건, 마치 사적인 일에 회삿돈을 쓰는 것과 다름없다. 홧김에 내뱉은 한마디 말에서부터 투자 결정에 이르기까지 경영자의 방정맞은 언행을 노리는 함정은 여기저기 널려 있다. 경영자의 (공적인) 말과 행동은 돈이다. '경영자도 사람'이라는 변명으로 쓸어 담기엔 비용이 크다. 감정이 격할 땐  말을 하기 전에 심호흡을 몇 번 해보라는 조언은 효과적이다. 자동차가 우선 멈춤 선에서 정지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미국에서는 우선멈춤 STOP 표시가 있을 때 보통 3초간 정지한 후 출발하면 안전하다 (=딱지를 안 뗀다). 열 받은 경영자가 뭔가 저지르기 전에 30 초 만 이래도 정지 규정을 적용하면 '경영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음주운전 규정처럼 경영자의 혈중 '흥분 농도' 수치가 높으면 아예 의사결정을 못 하게 합시다! 

감정과 기분으로 흔들렸던 마음을 잠시 추스르고 다시 중심을 잡으면, 한결같이 변함없는 항상심恒常心으로 돌아간다. 항상심을 유지하면서 비로소 경영자는 평온하지만 냉철한 원칙과 상식을 바탕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경영자가 가져야 할 덕목 중 으뜸이다. 


항상심을 잃으면 부끄러운 일을 당한다不恒其德 或承之羞  : 주역 恒 괘에서는 항상심을 천지의 도에 비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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