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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Oct 09. 2020

경영에는 내비게이션이 없다.

한번 더하면 잘할 것 같은 경영

기업 전략은 미래에 벌어질 경영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강구하는 계책이다.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사업의 취사선택, 자원의 분배, 투자 등 대개 최고 경영자가 주도해야 하는 분야다.  사업 단위로 기획하는 제품 경쟁력, 품질, 마케팅 같은 사업 전략과는 구별된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수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고민하면 사업전략과 비교되지만, 장래 가고 싶은 대학과 전공을 정해 놓고 이에 필요한 준비를 위해 과목별로 연도별로 목표를 정하면 기업 전략과 같다. 대학 전공은 자신의 향후 진로를 고려해서 정하고, 진로는 나중에 사회에 진출했을 시점을 상정해서 선택한다. 그렇지 않고 요즘 잘나가는 산업과 관련된 학과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적성과 관계없이 전공을 정해버리면 낭패하기 쉽다 (그런데 대개 그렇게 한다). 필자가 대학에 들어갈 당시 인기-비 인기 학과의 구도는 지금과 비교할 때 많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기업 전략도 (기업 철학의 테두리 안에서) 오늘이 아닌  목표하는 미래 시점에 저조/유망할 걸로 전망되는 사업을 검토하여 자원의 분배와 투자의 비중을 결정한다. 코로나 이후나 4차 산업 시대에 대비해 사업의 구조를 조정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적절한 기업 전략이 된다. 전략을 세우는 일에는 기능보다는 판단이 중요하다. 기업의 철학과 경영이념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최고 경영자가 전략 구상 초반에서부터 관여해야지 견실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러지 않고 첨부터 기획부서에 '참신한 전략 하나  짜서 올려 봐' 하고 던져 놓으면  회의와 보고의 순환 속에서 헤매다 날 샌다. 날이 새면 세상은 바뀌어 있다. 전략의 유효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일단 전략 목표를 설정하면 조직 내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경영진이 기관차가 되어 앞에서 끌고 직원들은 뒤에 딸린 객차처럼 끌려가는 방식은, 일사불란하고  빠르기는 하지만 '레일을 까는' 등 비용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 중간에 목표와 경로를 바꿀 수가 없다. 말단직원이 전략까지 알 필요 없고 위에서 그때그때 시키는 대로 따라오라는 식은 더 이상 안 통한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변화가 빠른 세상엔 결국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동력으로 참여해서 수시로 상황에 따라 실행 목표를 보정하면서 진행하는 게 현명하다.  이를 위해선  모든 이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구체적인 언어로 전략 목표를 '정확하게 통신' 해야 한다. 둔촌동으로 가자고 했는데 택시 기사가 잘 못 듣고 등촌동에 내려놓으면 골치아프다.  



SWOT : 분석 기업의 내부환경과 외부환경을 분석하여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

그 다음으로는 현재 위치와 상황을  정확하게 알아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식과 세부 활동을 계획할 수 있다. 그런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참 어렵다. 게다가 전략 계획을 세우는 순간에도 상황은 변화하고 있다. 소니는 브라운관 기술 경쟁력으로 충분히 먹고 살 걸로 과신하다가 한국의 평면 엘시디 패널에 밀렸다. 기술 개선에 머물고 기술 혁신에 등한시한 결과다. 경영자가 (노력 없이) 즉흥적인 감으로 현재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비관해서 편향된 인식을 고집하면 그 계획은 시작부터 틀려 돌아간다. 흔히들 SWOT분석을 통해 기업 ( 또는 사업)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인을 따져보며 현 상황을 진단하려 든다. 그러나 SWOT를 '그려놓고' 아무리 들여다봐야 결정할 수 있는 건 없다. 늘어놓은 강점과 약점들의 길이로 판단할 건가? 아니면 가짓수로?   열 가지의 약점이 한 줄의 강점과 맞먹을 수도 있다. SWOT 분석은 강 약점들을 활용 또는 보완하여 여하히 외부 위협을 피할 것인가와, 외부 기회를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건가를 구상하는 수단으로 유용하다.



차를 타고 길을 가다 갈림길을 만나면 내비게이션이 최선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러나 경영에는 내비게이션이 없다. 오래된 약도 정도는 있어도 새로 난 골목, 공사 중이라 막아놓아서 우회해야 하는 길은 거기 안 나와 있다. 지도상에 내가 어디쯤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직진을 할지 비보호 좌회전해서 돌아갈지 판단을 할 수 있는데  그게 애매하다. 내비게이션은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현 위치를 찍어주지만, 유능한 경영자는 경험에 각종 데이터와 신호를 종합하여 현 상황을 최종 판단한다.  경영자의 주관이 뚜렷하지 않으면 의견이 갈려 다투기도 하고, 갈림길에서 판단이 안 되어서 우왕좌왕하다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다.  경영자의 리더십과 역량이 중요하다. 경영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갈 길을 선택한 후에도 최선의 방향인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를 잇는 시점에서의 거시적 변화의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관찰한다. 비슷한 판단을 한 경쟁 업체와 좁은 길에서 만나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내비게이션도 중간에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해서 수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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