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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Nov 18. 2020

문제가 뭔지 모르는 경영자

한번 더하면 잘 할 것 같은 경영

© olav_ahrens, 출처 Unsplash


정권 바뀔 때마다 건드리는데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우리나라 대입 제도는 제도보다 운용運用이 문제의 핵심이다. 학부모들(나는 놈)의 대처능력에 한참 미달하는 당국(기는 놈)의 지능으로 수시 제도, 입학 사정관제 백날 실시해봐야 문제만 악화시킨다. 심지어는 기관의 이름을 몇 자 바꿔 끼어서 표피적으로 문제를 개선하려는 저능한 정부기관도 있다. 문제의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를 발라내는 능력은 경영자의 덕목이다.


고객이 품질 문제를 제기했을 때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고 들어가면 품질보다 제품의 사양에 관련된 사안인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작업자가 잘못 만들었거나 공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제품이 원래 그 정도 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새로 지은 집에 비가 샐 때 방수 우레탄의 재질이 문제인데 공사가 부실한 걸로 알고 시공자를 닦달해봐야 소용없다. 시공자는 설계도에 있는 사양대로 재료를 썼으므로 책임은 부실한 건축재료를 지정한 설계사에 있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문제를 잘 못 짚어서 시간을 허비하고 일을 그르친다. 문제를 알면 반은 해결되었다고 한다. 거꾸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면 해결은 시작도 못한다. 또는 문제를 잘못 짚으면 문제를 해결해도 결과는 변함이 없거나 악화된다.


문제를 인지하는 건 정확히 말해서 문제 자체가 아니고 문제가 만들어낸 현상을 인지한 것이다. 현상의 원인이 문제이고 그 문제를 확정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현상 자체를 문제로 인지하는 수가 있다. 비가 새는 걸 문제로 인지하면 빗물을 받는 게 문제의 해결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상의 원인을 찾아서 방수재가 문제인지 시공방법이 잘못되었는지를 확정하면 문제를 정의하는 게 된다.


문제를 정확히 규정 지은 후엔 해결의 수순을 밟는데, 우선 해결 후에 기대하는 목표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일정을 정한다. 발견한 문제가 너무 광범위해서 한 번에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땐 문제를 분할해서 단계적으로 풀어가는 데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정을 정한다.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동일한 문제의 재발 방지다. 단순히 현재의 문제만 해결하는 치유적 조치 (curative aciton)로는 재발방지가 보장되지 않는다. 재발을 방지하는 시정 조치( corrective action)을 취해서 완전한 문제 해결을 도모한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2차 문제 발생이다. 현안의 해결에 몰두하다 다른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걸 조심해야 한다. 모택동이 1958년 대약진 운동 당시 해충을 박멸하기 위해 실시한 제사해 운동 除四害運動의 결과로 수천만명이 굶어죽었다고 한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제사해 운동(除四害運動)은 대약진 운동의 첫 번째 단계로서 1958년부터 1962년까지 장려된 정책이다. 속칭 타마작 운동(打麻雀運動) 또는 참새 죽이기 운동(消滅麻雀運動)이라고도 한다. ‘제사해’란 “네 가지 해충을 제거한다”라는 뜻으로, 그 네 가지 해충은 들쥐, 파리, 모기, 그리고 참새였다.이 정책의 결과 중국 참새의 멸종으로 인해 생태학적 균형이 무너졌고, 농업 해충이 창궐하였다. 생태학적 불균형은 3년 대기근을 촉발시켰고, 40,000,000명 이상의 인민들이 굶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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