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공예, 왠지 예감이 좋다

새로운 시작의 설렘과 낯섦 사이

by 엄달꼬달

가죽공예를 배우겠다 마음을 먹고 가죽공예 관련 유튜브를 틈틈이 찾아보는 게 내 일과가 되었다.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다가도 저렇게 멋진 가방을 만들 수 있을까 나의 능력에 자꾸 의심을 품었다.


가죽공예의 최종 목적지는 가방을 만드는 것인데, 가방은 어려워 보이니 그냥 작은 지갑이나 파우치 만들기만 해 볼까. 그러다가 가죽공예 말고 다른 공예를 더 찾아볼까.


소심쟁이 나의 걱정은 자꾸만 늘어만 갔다.


걱정 많은 나는 한 발짝 뒤로 빠져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얼마나 바보 같은 걱정인가. 시작도 하지 않고 걱정만 하고 있다. 취미로 뭐 하나 배우는 거에 그렇게 걱정을 하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나의 걱정 밑바닥에는 실패가 두려운 것이다. 나의 선택이 잘 못 되었으면 어쩌나 하나 그런 걱정.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은 없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싫은 것이다.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가고 싶은데 또 제자리걸음이라는 느낌.


머릿속 걱정은 일단 미뤄두기로 했다. 일단 저지르고 후회한다. 시작도 하지 않는다면 시작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나는 그랬다. 언제나 새로운 기대에 부풀었다가 주저하면, 머리 뒤꽁무니 어딘가에 미련을 남기는 게 싫었다. 어쩌면 공방에 대한 나의 로망도 도전해 보고 포기하더라도 포기한다는 마음이 더 크다는 걸 알고 있다.


가죽공예를 배우기 위해 공방에 문의 전화를 하고, 공방을 방문했다. 1층에 작고 아담한 공방을 상상했는데 실제 가죽공방은 내 예상과는 달리 3층에 위치해 있었고, 꽤 넓은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


공방 한쪽에는 가죽공예 선생님의 배우자분이 운영하는 설탕공예 작업실로 쓰이고 있었다. 가죽공방은 8명은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 2개와 왼쪽으로 선생님이 직접 만든 가죽 소품과 가방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공방 오른쪽으로는 각종 가죽공예 도구 및 가죽들이 놓여있었다.


뭔가 취미 문화센터보다는 전문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업실 같은 공방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가죽공예 수업 커리큘럼에 대해 설명해 나가셨다. 도구 사용법을 먼저 익히는 기초과정 후에 정규과정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설명하셨다.


“목표가 있으신가요? 나중에 공방 운영이라던가?”

“네. 있어요.”


나는 언제 일지 모르는 아주 먼 후일이 될 것을 알면서도 선생님한테는 아주 당당하게 대답을 했다.


진열된 가방들을 보여주시면 가방 패턴에 대해서도 설명하셨다. U자,M자, I자 등등 가방의 옆모양을 보면 패턴을 구분한다고. 새로운 세상에 뛰어든다는 것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천천히 알려드릴 거니 까요.”

“아.”


내 속 마음을 들켜버린 걸까? 내가 걱정을 한 다발하고 있다는 걸을 느끼신 걸까? 대화 속에서 아이 같은 나의 불안감을 느끼신 모양이다. 선생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나를 알았던 사람처럼 아주 담담하게 대하셨다. 나도 왠지 오늘 처음 보는 선생님이 마음에 들었다. 어딘지 나와 성격이 잘 맞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제가 도구 사용부터 천천히 자세히 알려드리니, 저만 잘 따라오시면 돼요.”

차분하게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설렘이 좋지만, 새로운 것은 항상 낯섦과 어색함을 동반한다. 그 어색함이 두려워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걱정만 한다면 또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나에게도 전문이라는 단어가 붙어도 부끄럽지 않은 잘할 수 있는 실력이 생긴다면 선생님처럼 자신감이 생길 거라는 기대가 부풀기도 했다. 이번에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은 걸까? 첫 수업이 너무 기대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 시작하는 취미생활, 가죽공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