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배움이란

by 눈항아리

참된 배움이란 아이에게 배우는 것이다.


아들 셋이 의자에 앉은 남편 뒤에 병풍처럼 서 있다. 아이들은 열정적으로 아빠에게 게임을 가르치고 있다. ‘옵치’라는 게임이다. 배움의 자세가 제대로다. 무조건 수용. 모르는 세계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다.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들이 쌓은 경험을 공유한다. 세 아들에게 게임 방법을 전수받은 남편 곧 아들로 둔갑해 게임의 세계로 함께 뛰어든다.


또 다른 총질의 세계로!


“얘들아 아빠를 물들이면 안 돼! 새벽까지 또 안 잔단 말이야.”

남편은 아이들에게 친구이자 전우이고 밤을 함께 지새우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배울 자세가 되어 있는가.

매번 달복이가 두 손에 고이 들고 오는 체스와 체스 책을 나는 얼마나 외면했던가. 남편은 체스 대신 장기판을 가져오면 같이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남편은 대신 아이들과 신나게 게임을 함께 한다. 나는 게임도 피하고, 체스도 피하고, 원카드도 피하고, 입만 벙긋하기만 하면 되는 끝말잇기도 모두 피하고 혼자서 놀고 있다. 함께할 자세가 안 되어 있으니까. 배울 자세가 안 되어 있으니까. 그저 게임하는 남자 넷을 몰아붙이며 잠타령이나 하고 앉았다.


참된 배움터에서 그들은 때로 아름답다.


눈이 불타오르고 번뜩이고 몸이 화면과 혼연일체가 되어 그 속으로 들어갈 것 같다. 아빠와 아들 셋, 네 남자의 대화창은 거실과 아이들 방을 넘나들며 굵은 육성으로 온 집안에 울려 퍼진다.


잠 좀 자자.


배움이 중하긴 중하지. 잠을 줄여 배움을 청하는 남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게임의 세계는 끝이 없다. 남편마저 닌텐도 오버워치의 세계에 편입되었다. 아들 셋이 같이 하는 걸 보며 샘이 났을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꼭 끼고 싶었나 보다.


그래도 잠 좀 자자.


참된 배움이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잠을 줄여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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