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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May 30. 2024

닭의 처지를 논하다


그는 알까?

자신이 무얼 배달하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 없었다.


쉼 없이 튀겨야 했고,

쉼 없이 배달해야 했다.


쉬지 않고 일했다.


쉬는 순간 자신이 튀겨질 것을 은연중 알게 되었다.

쉬는 순간 자신이 튀김 냄비에 들어갈 것을 알고 있었다.

쉬는 순간 자신이 치킨 박스에 담겨 배달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눈을 딱 감고 열심히 뛰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그날까지

그저 달리기로 했다.


살기 위해.

눈을 감았다.




치킨을 먹으며 4학년 달복이의 상상력이 날개를 달았다. 세 살에 벌써 동네 아저씨 미소가 어울리던 아이였다. 치킨 무 용기와 치킨 박스에 그려진 닭을 보며 골똘히 생각하더니 입에 퍼덕이는 치킨이의 날개를 달고 닭의 처지에 대해 논한다.


사람의 처지라고 별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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