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1일
한 달쯤 된 것 같다. 오십견 진단을 받은 지... 한 달이 안 되었는 지도 모른다. 그저 고통의 시간이 길었다. 한 달이 훌쩍 넘은 것 같은 기분이다. 아픔이 확정된 정확한 날을 찾기 위해 글을 뒤적여 굳이 날짜를 찾아야 할까. 그저 아프고 귀찮다. 움직이기 귀찮고 생각하기 귀찮다. 그저 두루뭉술하게 한 달 쯤이라고 하자.
일 년 전에는 절대 오십견이 아니라고 했던 의사가 입장을 바꿨다. 아주 단호하게 오십견이라고 했다. 엑스레이는 찍어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왜? 초음파를 보자는데 그냥 말았다. 오십견 치료로는 스테로이드 염증 주사를 맞자고 했는데 한 번 미뤄봤다. 어찌어찌 운동을 해보겠다며 오십견 운동 네 가지가 인쇄된 에이포 종이 한 장을 받아왔다.
오십견은 염증치료와 운동치료를 함께 해야 한다는데 많이 아플 땐 염증이 심한가 보다 하며 부루펜 계열 소염제를 먹고 있다. 파스도 두어 번 붙여봤는데 효과가 만족스럽다. 뗄 때 좀 아프지만 계속 다시 붙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딸아이는 냄새 때문에 코를 막았다. 진통제는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아프면 계속 찾게 된다. 내가 통증을 제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진통제를 살까 약국 앞을 기웃거린다.
운동은 아파서 잘 못하고 있다. 팔이 아픈데 왜 다리가 움직이기 싫은지 모르겠다. 그래도 가을이라 걷기 좋은 날 아침이 면 들판을 걷고 있다. 집에서 실내 자전거 타기도 가끔 띄엄띄엄하고 있다. 움직이니 더 아픈 것 같아 움직이는 것이다. 움 직이면 덜 아플까 싶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팔이 덜 아파지지는 않고 다리에 경미한 근육통이 생긴다. 그러나 나는 다리를 움직이면 다리에서 생긴 긍정의 기운이 팔까지 도달하기를 바라며 걷고 자전거를 달린다.
팔이 아프니 다리도 허리도 목도 다 아픈 것 같다. 그래서 움직임이 더 둔화되는 듯하다. 그런데 정말 팔이 아프니 염증이 온몸으로 전염되듯 퍼지는 것 같기도 하다. 왼쪽팔이 아파서 그런가 왼쪽 임파선이 계속 부었다 나았다 그런다. 눈은 오른쪽에 염증이 생겼다. 오른쪽 눈과 왼쪽 팔이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닐까. 좌뇌와 우뇌가 오른쪽과 왼쪽의 신경을 교차로 담 당하고 있다니 어쩌면 왼쪽 팔이 다른 곳에 영향을 주는 것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목디스크는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목 이 뻐근하고 아프다. 그런 요즘 책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눈도 책과 화면에 너무 취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몸의 각 부분이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면 좀 좋아. 나쁜 영향은 더 잘 나눠가진다.
모로 누워 팔을 깔면 아프고 이렇게 놔도 저렇게 놔도 아프니 뒤척이면서 잠을 자꾸 깬다. 여기저기 다 아픈 건 잠을 잘 못 자서 그런 걸 수도 있을 것 같다.
며칠 그런 생각을 하다 한 가지 생각이 번뜩였다. 몸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한 곳이 아프면 온몸이 다 아픈 것이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반대로 한 곳을 운동하면 다른 곳도 영향을 받아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 이런 이상한 생각이다. 기발한 생각일 수도 있다. 나의 이런 기상천외한 이상한 생각이 의료사에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파서 팔 운동을 못하면 다리 운동이라도 하자는 게 나의 궁색한 생각이다.
기분이 좋으면 몸이 한결 가뿐하지 않은가. 그건 정신이 몸에게 끼치는 영향인가? 몸이 몸에게 영향을 줄 수 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운동을 한다. 팔 운동이 힘들다면 다리 운동을 하기로 했다. 뭐 늘 다리는 움직이지만 팔에게 영향을 주도록 의미심장한 눈길을 다리에게 주며, 은근 묵직한 압박을 주면서 걷고 달리기로 했다. 모든 약이나 처방에는 부작용이 있게 마련인데 이 방법에는 부작용이 전혀 없다. (서로 관계가 없어 작용이 없는 건지도)
몸은 연결되어 있다. 팔이 아프니 다리를 움직여 운동을 하자. 팔은 설렁설렁이라도 움직이자. 아픈 걸 자꾸 움직이려니 아프다. 아픈 걸 아프다고 하지 아픈 걸 안 아프다고 할 수 없다. 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