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 일기> 개인적인 증상

by 눈항아리


오십견, 대체 어떻게 아프냐.

오십견으로 진단받은 나의 개인적인 증상을 말해보자면.

보통 팔이 아프다고 하지만 그 통증은 한 곳에 국한되지 않는다.

짜르르한 고통이 늘 동반된다.

그 전기 신호 같은 절절함이 손가락까지 내려오기도 한다.

겨드랑이가 아프기도 하다.

팔과 어깨가 분리된 것 같이 어쩌면 팔이 어깨에서 빠진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건 다행히 지속적인 느낌은 아니다.

그러나 어깨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면 내가 양철 로봇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불쾌한 느낌이 든다.


위팔(상완)이 가장 오래도록 아프다.

위팔(상완)은 팔꿈치부터 어깨까지를 말한다.

팔을 뒤쪽으로 휙 젖혔을 때, 차 문을 닫는 가벼운 동작을 할 때도 위팔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다.

근육이 다 터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의 고통이다.

그런데 팔은 붓지도 않았다.

왼쪽과 오른쪽의 굵기가 비슷하다.

아프면 퉁퉁 붓고 외관상 변화가 있을 법한데도 그런 변화가 없다.


어깨의 고통은 위로 타고 올라가 목을 뻣뻣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아래로 내려가 위팔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팔꿈치부터 손목에 이르는 팔뚝에도 간혹 근육통을 만든다.

아이들이 팔을 주물러주기라도 할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을 뒤로 휙 뺀다.

혼자 손을 빼다 아파서 꽥 소리를 지르곤 한다.

그러면 보통 위팔을 꽉 쥐고 고통이 사그들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끔찍한 아픔은 갑자기 팔을 움직이지 않으면, 어딘가에 닿지 않으면 지속되지는 않는다.


밤중에는 팔을 어딘가에 내려놓거나 부딪치게 된다.

그래서 팔이 계속 고통을 전한다.

잠을 자면서도 고통에 정신이 깨어난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은 의자에 앉아서 자는 것이다.

밤에는 그럴 수 없으니 낮잠 잘 때 캠핑 의자 하나를 펴 놓고 잔다.

낮은 의자 팔걸이에 팔을 올리거나 몸에 자연스럽게 팔을 올려놓는다.

앉아서는 뒤척임이 없으니 10분이라도 푹 자는 것 같다.


밤잠을 잘 때 하늘을 보고 바른 자세로 누우면 어깨 위쪽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

어깨가 허공에 약간 떠 있는데 그럼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래서 밴드가 달린 인형 하나를 팔에 끼고 잔다.

베개 정도의 높이를 가진 폭신한 솜인형은 팔 아래에서 포근하게 지지해 준다.

남은 팔은 딸아이 몸에 올려놓거나 딸애의 안는 베개에 올려놓는다.

자다가 갑자기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지만 자는 몸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도망 다니는 발 베개보다 팔에 달아놓은 밴드 인형이 더 안정감을 주는 건 맞다.

요즘 나는 발 베개 하나, 팔 베개 둘, 머리 베개 하나를 사용한다.


불면의 밤은 없었다.

나는 늘 잘 자는 편이었다.

그러나 못 자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몸을 뒤척일 때마다 깨니 밤중에 열댓 번을 더 깨는 것 같다.

다행히 강강강의 통증이 종일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 강한 아픔이 찾아오지만 보통은 약한 통증이 불편한 정도로 팔에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다.

짜증스러운 감시자 같다.

그 감시자는 실눈으로 날 째려보며 날카로운 집게로 팔뚝 살을 꽉 꼬집고 있는 듯하다.

종일 나를 따라다니니 상당히 불편하다.


늘 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새로운 통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팔은 오늘 또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팔이 안쪽으로 꺾어지는 곳, 팔꿈치의 반대쪽 움푹 파인 곳이 결린다.

위팔(상완)은 운동을 해서 뻐근한 것처럼 종일 묵직하다.

그러다 근육들이 난동을 피우면 나는 한순간 어이없게 누군가의 발에 뻥 차인 것 같다.

몹쓸 내 살들. 진즉에 쏙 빼버렸어야 했다.

살들이 문제가 아닌 걸 알지만 엄한 데 성질을 부린다.

그러곤 오른손을 들어 왼쪽 위팔을 힘 있게 쓸어내리며 스스로 안마를 한다.

얼얼하고 찌르르한 느낌이 위팔에 분포한 살들을 대류 하면서 돌아다닌다.


파스를 하나 붙이고 잘까 말까 잠시 고민한다.

약에 의존하게 되는 것 같아 망설이는 것이다.

아픔을 어디까지 참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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