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 식물을 키우고 있다!

양미역취

by 눈항아리

이발할 시기가 되었나 보다. 모두 같은 길이로 머리를 잘라준 기억이 있는데 아니었던가? 애플 민트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옆에 이름 모를 풀은 한 뼘이나 더 자라 있다. 녀석 쑥쑥 크네.


날도 더운데 뙤약볕에서 가장 생기 있는 풀, 이발 전에 이름이나 알아보자며 식물 검색을 해보니 ‘양미역취’ 란다. 그런데 이 녀석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생태교란 식물이다. 유명한 녀석이다.


생태계 교란 종은 번식력이 남달라 다른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걸 방해하면서 자신만 잘 큰다. 양미역취는 뿌리에서 다른 식물이 크지 못하도록 독성 물질을 내뿜는다고 한다.


타감작용 : 식물에서 일정한 화학물질이 생성되어 다른 식물의 생존을 막거나 성장을 저해하는 작용을 말하며 때로는 촉진하는 작용도 포함된다.


유독 이 녀석만 타감 작용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잘 아는 소나무, 피톤치드를 내뿜는 나무들, 단풍나무도 타감 작용을 한다. 허브의 독특한 향, 마늘, 고추의 향도 모두 그렇단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경쟁자를 몰아내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식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시를 곤두 세우고, 독이나 화학물질을 내뿜고, 몸을 단단하게 만들고, 키를 키워 경쟁자가 받는 햇빛을 차단시킨다. 군락을 이루어 자신들의 세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보자면 경쟁에서 패배하면 죽음의 길 밖에 없으니 기를 쓰고 살아야 할 뿐이다. 다른 경쟁자를 죽이려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살기 위한 방법일 뿐이다.



하물며 넓은 바다를 건너 이국의 땅에 날아온 외래종이라면 더욱 자리 잡기 힘들었을 테다. 그래서 더욱 독을 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 하니 곱게 보일리가. 굴러온 돌은 이리저리 굴러도 욕을 먹는다. 하물며 다른 이웃들을 다 죽이니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경고 딱지가 떡하니 붙어버렸다. 합법으로 핍박받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토종 생태계를 파괴하는 나쁜 녀석으로 낙인찍혀 지자체가 자원봉사자까지 동원해 대대적으로 군락지를 뿌리까지 뽑아 버리고 있다.


우리 마당 녀석은 무서워 보이지 않는데 범법자 딱지가 붙어있는 녀석이라니 어쩐다. 양미역취는 잘 모르지만 가시박이라면 하천 주변, 밭 주변, 도로 주변을 모두 쓸고 다니는 엄청 무서운 녀석이라는 걸 보아서 안다. 심각한 수준의 번식력 때문에 산이며 들이며 산책로 할 것 없이 주변 식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요 양미역취 녀석도 가시박과 동급이라니.


우선 이 말썽꾸러기 같은 양미역취는 노란 꽃이 피기 전에 머리를 잘 잘라줘야겠다. 까까머리로 만들어서 잘 키우면 안 될까? 옆에 자라는 쑥은 키가 더 많이 자랐고 번식력이 더 좋은 것 같은데?


높은 분들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 그러게 눈치를 봐 가면서 적당히 영역을 넓혔어야지.


생태계 교란종은 신고도 하는가 본데... ‘양미역취 몇 뿌리 마당에 자라요!’ 하고 신고를 해야 할까? 우선 옆에 같이 자라는 녀석들을 힘들게 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가게 마당 작은 정원의 최대 사고뭉치는 담쟁이 녀석이다. 그 자리를 내어 줄 수는 없고 관심 대상 1순위에 올려본다. 녀석 참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살기 팍팍하다고 하겠다.


나는 지구라는 생태계에 가장 영향력이 큰 생태계 교란 생물의 일원으로서 마당 양미역취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참으로 궁금하다. 양미역취를 보며 인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인간이라는 종이 가장 강력한 생태계 교란 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양미역취 뿌리 뽑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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