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한 발 나섰다.
바람이 불어왔다.
얼굴에 한가득 상큼한 바람이 다가왔다.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어깨를 들썩거리며 두 발자국 걸었다.
길 건너 옆집 마당 한 켠에
매화꽃이 피었다.
아담한 나무를 한 바퀴 휘돌아온 봄바람,
꽃바람이 나에게 날아왔다.
남편이 내 낯을 보더니 피식 웃는다.
‘머리에 꽃 하나 꽂은 나’를 보는 표정이었다.
좋은 일이 있냐고 했다.
그냥.
이상도 하지.
바람, 그게 뭐라고.
하늘은 칙칙하기만 한데,
찬 바람이 매서워 겨울바람 같은데,
시린 손을 주머니에 넣고
목까지 외투 단추를 채워야 할 정도로 추운데.
따스함이라고는 쬐끔 섞어놓은 듯
그런 새침한 바람이 뭐가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