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

22 피자 배는 안 꺼진다

by 눈항아리

피자를 먹었다. 야식 참기를 하며 두 번째 먹는 피자다.


처음 먹었던 피자는 너무 늦게 시켜서 허겁지겁 먹었다. 8시 전에 저녁을 먹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어제의 피자는 그런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주문에 돌입했다. 오후가 지나 어스름이 내리기 전에 아들과 남편과 합동 작전을 펼쳤다. 50프로 할인과 1+1 등 다양한 할인을 살펴보고, 두 판을 주문할 것인지 세 판을 주문할 것인지 고민했다.


당연히 피자는 야식이 아니다. 저녁밥이다. 그런데 왠지 피자나 치킨을 저녁으로 먹는 날에는 야식을 당겨서 먹는 기분이다. 그건 양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간만에 먹는 야식과 같은 식단에 기뻐 식욕이 마구 솟구쳐 밤까지 푸근하도록 양껏 먹기 때문이다.


남편은 두 판, 나는 세 판을 주장했고 내가 이겼다. 6인 가족이 시킨 라지 사이즈 피자 세 판. 주문하고 방문 포장해오는 데 30분이 걸렸고 먹는데 30분이 걸렸다. 저녁을 메뉴를 정한 지 한 시간 만에 뱃속에 라지 피자 반 판이 들어가 버렸다.


배가 더부룩하다. 오랜만에 불룩하게 튀어나와 들어갈 생각을 안 한다. 말랑하던 뱃살이 단단해졌다.


이 글은 내 뱃살 광고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배의 상태를 널리 알리는 이유는 분명 있다. 야식을 꾹 참고 안 먹어도 저녁을 많이 먹으면 말짱 꽝이다. 그걸 깨달았다.


배불리 먹어도 배가 쉽게 꺼지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아침까지도 배가 든든한 음식이 있다.


밤에 먹는 음식뿐 아니라 밥시간에 먹는 음식도 가려 먹어야 하는가 보다. 아~ 피자, 치킨, 후식, 내 간식!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내 뱃살이 된다. 잊지 말자, 내 뱃살.


아침 시간까지도 배는 빵빵했다.


많이 먹고 빨리 배가 꺼지는 방법을 연구해 보면 어떨까. 이제와서.


못 먹게 한다니 그제야 운동할 생각을 잠시잠깐 해보는 염치없는 존재라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배는 움직이면 꺼지고 시간이 지나면 홀쭉해지니까, 조금 더 움직이면 쑥 들어갈 테니까.


“엄마 먹고 운동을 하세요.” 늘 말하는 아들들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은 초등 딸아이와 함께하는 야식 참기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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