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곤란하다
복이가 과자를 먹는다. 하루 이틀이 일이던가. 복이가 젓가락으로 과자를 집어 먹는다. 매일 똑같은 영상을 반복해서 틀어놓는 것 같다.
“인마 엄마도 먹고 싶잖아.” 첫째 복동이가 동생 복이에게 말했다.
‘난 안 먹고 싶은데?’ 물끄러미 쳐다보며 입맛을 쩝 다시며 생각했다.
“난 안 먹고 싶어.” 말을 내뱉고 뇌에 각인시킨다.
그러나 안다. 그건 뇌를 속이는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들통날 것이란 것을. 그래도 반복한다. 난 안 먹고 싶어. 안 먹고 싶어. 뇌는 먹고 싶은 욕구를 잠재운다. 최면에 걸린 듯 과자 영상을 머릿속에서 지운다.
그러면 뭘 하랴. 아침에 일어나서도 복이가 밤중에 혼자 과자 한 봉지를 뜯어 젓가락으로 집어먹던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유혹은 계속된다. 한 번 물리쳐 완벽한 승리의 깃발을 거머쥔다면 얼마나 좋을까. 억울하게도 유혹은 일회성이 아니다. 시련은 반복되고 나를 속이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매일 옷을 갈아입고 매일 빨래를 하는 것처럼.
매일 요리를 하고 매 끼니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해야 하는 것처럼.
나는 매일 야식의 유혹에 직면한다. 매일 그 손길을 뿌리쳐야 하고 구구한 거짓말을 나에게 늘어놓아야 한다.
진정 진실되게 살 수는 없을까.
그런 마음을 충족시키느라 낮에 먹는 음식에 공을 들인다. 요리에 집중한다. 시간을 쪼개 근무 시간 중 고구마를 삶고 있는 나를 마주했다. 그리고 고구마의 맛을 음미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고구마가 밤 맛이다. 한 냄비를 더 삶았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큰 일이다.
매일 먹는 걸 참아야 하는데, 음식 맛에 진심이 되어가고 있다.
곤란하다.
<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은 초등 딸아이 복실이와 함께하는 야식 참기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