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

31 참는다는 건 욕구를 키우는 화로

by 눈항아리

참으니까 더 먹고 싶다. 뇌를 속이고 마음을 속여도 나를 속이지는 못한다. 나는 먹고 싶다.


참는다는 건 그 대상을 계속 생각한다는 거다.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밤에 어찌어찌 참아도 각인된 음식이 아침을 거쳐 종일 욕구로 남아있다. 마음의 찌꺼기가 쌓이고 쌓여 눈덩이 굴러가듯 굴러다니다 스스로 거대해진다.


참는다는 건 욕구를 키우는 화로 같다.

참는다는 건 대상을 강렬하게 원한다는 걸 포함하고 있다.

더욱 간절하게 생각하고 원한다는 의미다.


간절함의 효과일까. 야식을 참은 만큼 더 애절한 심정으로 지난밤에 누군가가 먹은 음식을 낮동안 더듬어 찾게 된다.


전날밤 못 먹었던 과자 봉지를 아침에 주섬주섬 챙겼다. 낮에 아이들 간식으로 먹여야지, 마음 한쪽에서는 그렇게 말했다. 낮에 나도 먹어야지, 한쪽 마음은 그렇게 말했다. 나를 속이는 마음과 진실된 마음 사이에서 나는 괴로워한다.


남편도 그런 마음이었던 걸까.


아침댓바람부터 남편이 과자 한 봉을 식탁에 펼쳤다. 나처럼 밤에 먹고 싶은 걸 꾹 참았나 보다. 아침 준비로 바쁜 하나, 둘만 빼고 식탁에 둘러앉아 과자를 주워 먹었다. 여럿이 먹으니 한 봉의 과자가 금방 동이 났다. 나는 염치 불구하고 은색 바탕에 점점이 뿌려진 과자 부스러기를 모아 한 입에 털어 넣었다. 과자 하나는 참 작다. 나눠 먹으면 더 작다. 먹고 나면 아쉽다. 그래서들 손가락을 빨아먹나 보다.


아침에 챙긴 과자를 잘 모시고 출근했다. 낮에 언제 먹을까 눈치를 보다 한 봉을 열었다. 남편도 안 주고 혼자서 몰래 꿀꽈배기 과자를 펼쳐놓고 선 자리에서 다 먹었다. 그 많은 과자 한 봉을 다 먹고 나니 만족이 되었다. 역시 제대로 먹어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시 밤이 되었다. 집에 남은 더 큰 과자 한 봉을 식탁에 펼쳤다. 남편이 주도하고 아이들이 모였다. 나는 멀뚱히 서서 바라보았다. 나는 또 얼마나 원하는 눈빛으로 쳐다본 것일까. 남편이 그 마을을 들여다봤는지 과자 하나를 집어 권한다.


“안 먹어!”


빽 소리를 질렀다.


밤에 안 먹는 걸 알면서 자꾸 찔러보는 남편이 야속하다. 두고 봐라 낮에 맛있는 걸로 골라서 혼자 먹어야지, 나는 속으로 그랬다.


욕구의 불씨를 꺼뜨릴 수는 없다. 불씨를 작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 봐야겠다. 무조건 참는 건 답이 아닌 듯하다. 그렇다고 절대 밤에 먹겠다는 말이 아니다. 지금도 낮 동안의 허용이 있어서 야식을 참고 있는 중이니까.


적게 먹고도 만족스러운 그런 놀라운 방법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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