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

32 우리는 잘하고 있다

by 눈항아리

첫째 복동이는 금방 저녁을 먹고 라면을 먹고 싶다고 했다. 아이는 라면을 찾다 과자를 발견했다. 라면 말고 과자를 먹으라니 그 과자는 맛이 없다고 했다.


“맥주 안주로 먹으면 맛있는데.” 100일 축하기념 과자 안주 확정이다.


맥주의 안부를 아이가 물었다. 맥주는 괜찮을까. 남편은 괜찮다고 했고 아이는 맛이 변할 거라고 했다. 내 맥주인데 왜 그렇게들 관심이 많은지. 맛은 상관이 없지만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둬야겠다. 70일 동안의 냉장고 생활을 마치고 나와 만나는 거다.


복동이는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 온 집안에 라면 향기가 퍼졌다.


쩝. 맥주랑 먹어도 좋은데.


10대 아이들은 수시로 먹을 것을 찾는다. 넷이서 한 번씩만 왔다 갔다 해도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한 명이 먹으면 우르르 몰려와 같이 먹기도 한다. 밤중이라고 다르지 않다. 네 명의 아이들의 돌아가며 간식을 찾고 냉장고를 열어댄다. 시간을 넘나드는 간식 탐험은 11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되었다.


저녁을 두 끼 먹은 복이가 주방에 나타났다. 또 요리를 하려나. 둘째 복이가 냉장고 아래쪽 문을 열었다.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없는데... 있다. 있었다. 언제 적 아이스크림일까. 야식에서 자유로운 몸매의 소유자인 복이는 죠스바를 꺼냈다.


“아이스크림 있었어?” 셋째 달복이가 쪼르르 달려와 돼지바를 꺼냈다. 심지어 냉동실에는 아이스크림이 많다고 한다.


“엄마 아이스크림 먹어도 돼요? “ 복실이는 먹을까 잠시 고민했다.


“엄마는 밤중이라서 안 먹을 거야.” 나는 대답했다.


“그럼 나도 안 먹을래.” 정말 먹고 싶은데 꾸역꾸역 참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복실이는 그 길로 방으로 들어갔다. 침울한 듯 소리가 없었다.


아이스크림 하나 정도 먹으면 어떤가. 아이에게 권할까 말까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잘 참았다. 10대의 나는 먹을 걸 참아 본 적이 없다. 잘 참아준 복실이를 칭찬한다. 우리는 야식 참기 32일 차에 접어들었다.


한 달 동안 수많은 유혹과 마주했고 우리는 그럭저럭 잘 참아내고 있다.


요즘은 뱃속이 편안하다. 아침에 얼굴이 붓고, 손이 탱탱하게 붓던 게 사라졌다. 그러나 뱃살은 여전하다. 몸무게는 2킬로그램 빠졌다. 야식을 몰아먹으며 잠시 불었던 것이 빠진 것 같다. 그러곤 1킬로그램 안쪽에서 왔다 갔다 한다. 밤중에 못 먹은 것을 낮에 야무지게 찾아서 먹는다.


“복실아 아이스크림 뭐 먹을 거야? 엄마는 캔디바 먹을래, 복실이는 뭐 먹을래? ” 아침 댓바람부터 아이스크림 생각이 난다.


“나는 돼지바.” 복실이는 눈을 감고 아침밥을 우물우물 먹으며 대답했다.


<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은 초등 딸아이 복실이와 함께하는 야식 참기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는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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