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

35 야식만 참아서는 안 된다

by 눈항아리

점심은 오징어 덮밥으로 먹었다. 너무 벌건 것 같아 상추와 양상추를 썰어 넣고 같이 먹었다.


오후 간식, 어육 소시지 치즈맛 3개.

내가 산 어육 소시지에 이어, 남편이 또 한 봉을 사 왔다. 나에게 한 봉을 다 주는데. 꽃다발을 받은 듯 기분이 좋았다. 전날 산 소시지는 하나씩만 먹고 잘 수납해 뒀지만 괜찮다. 재놓고 먹으면 더 맛있다. 남편이 사줬는데 어디 멀리 갖다 놓을 수도 없고 내 옆 가까운 곳, 눈에 딱 보이는 곳에 뒀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도 아닌데 자꾸 손이갔다. 남편도 수시로 와서 꺼내갔다. 하긴 소시지 하나가 감질맛 나게 작다. 한 입 거리. 세 입에 먹을 수 있지만 한 입 먹으면 입 하나가 꽉 차지 않는 허전함이 남는다. 열 번을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세 번에 나눠 먹고 나면 더욱 허전하다. 허전함을 느낄 새도 없이 벌써 소시지 하나를 꺼내 들고 포장을 벗기고 있다. 그렇게 연달아 먹은 소시지는 3개. 적당량이다. 내가 아기도 아니고 반찬으로 구워 먹는 소시지 정도의 크기는 돼야 하지 않겠는가. 가끔 편의점 계산 대 옆에 진열되어 있는 왕 큰 어육 소시지를 보면 나는 마음을 빼앗기고는 한다.


오후 간식, 빠다코코* 소포장 한 봉.

남편이 소시지를 사면서 달랑 소시지 하나만 사 왔을 리 만무. 노래방 새우깡 하나와 빠다코코* 한 박스를 사 왔다. 나에게 준 건박스에 들었던 것 중 한 봉지였다. 빠다코코*은 양도 많고 크기도 큰 과자다. 정말 마음에 든다. 배가 든든해졌다.



오후 간식, 초등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한 그릇.

꽃도 좋고 날도 좋다. 오랜만에 막내 딸아이를 데리러 학교 앞으로 갔다. 아이는 피카츄 돈가스를 먹고 있었다. 나는 떡볶이 1000원 치를 샀다. 양이 어마어마했다.


오후 간식, 딸아이가 받은 서비스 군만두 하나.

피카츄 돈가스 위에 올려져 있던 군만두는 내 입으로 쏙 들어왔다.


저녁, 쭈꾸미 볶음.

점심에 먹은 오징어 볶음과 같은 양념이었다. 상추와 양상추를 채 썰어 같이 먹었다.


막 먹었더니 몸이 묵직하다. 오랜만에 눈이 퉁퉁 부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아침, 캐러멜 하나.

이틀 전 아들이 준 캐러멜 두 개가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아침에 딱 눈에 띌 게 뭐람. 캐러멜 두 개를 바쁜 와중에 잽싸게 낚아채 껍질을 까고 입에 쏙 넣었다. 아침인데 에너지 넘치는 완벽한 간식이다. 두 개는 부담스러우니 한 개는 함께 음식 조절하는 딸아이 입 속에 넣어 주었다. 후후후. 혼잔 먹을 수는 없지.



점심, 간단하게 버거.

내가 좋아하는 새우버거나 한 달 내내 3900원이라고 했다. 오며 가며 햄버거 가게 앞에 붙은 작은 현수막을 보고 또 보다 점심으로 간단하게 먹자 했다. 콜라를 빼고 먹었더니 김치찌개 생각이 났다.


저녁으로 김치찌개 먹을까?

좋아.

그냥 라면 하나 끓여서 반 나눠 먹을까?

좋아.

남편은 다 좋다고 했다.


점심, 버거 후 라면

매콤한 라면을 끓였다. 하나 끓여 반씩 나눠먹는다더니 두 개 끓여 하나씩 먹었다. 점심을 아주 거하게 먹었다.



마지막 음료, 아이스아메리카노.


배가 부글부글 끓었다.

24시간 막 먹은 결과다.

야식은 하나도 안 먹었다.

야식만 참아서는 몸이 남아나질 않겠다.



그렇게 먹고도!

뱃속이 불편한데도 다음 먹을 음식을 생각한다.

활기 돋는 봄나물을 무쳐먹을까?

속이 편한 음식은 뭐가 있을까.

마트에 언제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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