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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가 맛있단 말이야

by 눈항아리

출근길 달리는 차 안에서 복실이의 입이 계속 오물거린다.


중학생 오빠들이 방학을 해서 마음이 느긋해진 엄마가 아이들 지각을 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핫도그 하나를 겨우 입에 물고 출발하였는데 복실이는 미처 다 씹어 삼키지도 못하고 차에 탄 것이다.


물병을 꺼내 물도 마시고 차에서 할 것은 다 하는 다 큰 언니다. 물을 마시고도 입을 쩝쩝거린다.


“복실아 입에 있는 것 다 삼키고 물 마셔야지. 이 다 썩어. “


아침 양치 후 핫도그도 먹었는데? 물로 입 헹굼이라도 해야 이가 덜 썩는다고 생각하는 엄마. 사실 그런지 안 그런지 알 수 없으나 그래야 마음이 좀 더 편한가?


그런데 의외의 대답을 하는 복실이.


소시지가 너무 맛있단 말이야.
소시지를 계속 맛보고 싶어.


맞다. 핫도그는 소시지가 맛있다. 복실이의 입 안에서 소시지는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 채 굴림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잠시 후 아이는 소시지를 다 삼켰는지 어쩐지 물을 한 모금 더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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