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보나 Jul 27. 2024

부정맥인데 팔 벌려 뛰기

이 글은 눈이 퍼붓던 지난겨울 나의 생존 기록이다. 허술한 나의 몸도 운동이라는 것을 통해 삶을 활기차게 바꿀 수 있다 믿고 싶었다.


나는 부정맥이 있다. 심장이 때로는 분당 200회를 훌쩍 넘기도 한다. 두껍지만 나약한 발목을 가지고 있다. 남보다 기다란 허리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잦은 감기를 늘 달고 살았고 편도선이 심심하면 부어 환절기마다 이비인후과를 이웃집 가듯 드나들었다. 아이들을 줄줄이 낳으며 더욱 골골대는 엄마가 되었다. 나약하고 연약하게 청순 가련형의 여인이기를 나도 바란다. 그러나 인생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네 아이의 엄마 이면서, 카페 노동자로 일선에서 뛰는 몸은 늘 시간에 쫓긴다. 장시간 사용하는 팔, 다리는 정형외과를 가라고 가끔 신호를 보내왔다.


남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말하는 것처럼 나는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냐며 늙고 병들어가는 몸을 방치했다. 병원이 다 해줄 것 같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늘어지는 몸을 병원이 어떻게 해줄 것인가.


나의 몸을 그렇게 내버려 둘 것인가.


매일 뛰는 사람들이 있다. 매일 땀을 흘리며 몸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하루는 아침부터 눈이 부시다.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산을 오르고 둘레길을 달리며 아침을 맞는다. 그들의 햇살은 어찌도 그리 빛나던지 마라톤은 언감생심, 새벽운동도 망설여졌다. 부러움에 가득 찬 반짝거리는 눈으로 이웃의 동태를 살피며 마음속 가득 운동 에너지를 채웠다. 마음에만 채웠다. 행동으로 연결되기까지 일 년 남짓의 시간의 걸렸다. 마음과 몸은 연결되어 있으나 그 거리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연결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속에 있던 운동 에너지가 어느 날 바깥으로 분출되었다. (매일 틈새 생활운동에 영감을 준 많은 블로그 이웃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늘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힘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경험해 보았다. 짧은 운동도 나를 바꾼다.


하루 10분, 20분 운동. 짧게는 1분도 좋다.


운동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사소한 몸짓을 이렇게 건강이라는 옷을 입혀 글로 남기는 이유는 아픈  몸도, 허약한 몸도, 시간이 없는 몸도 운동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그리고 틈새와 같은 움직임으로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


운동을 잘하도록 날 때부터 단단한 몸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날 때부터 허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허약하지는 않지만 당최 움직일 생각을 않는 게으른 몸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몸의 상태가 다르므로 누구나 권하는 운동이 아닌 나에게 맞는 운동과 시간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그건 스스로 몸을 움직여 봐야 알 수 있다.


우선 지금 선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시작한다.


더하여 중요한 것은 짧은 운동의 효과를 배 이상으로 높이기 위하여 하루 운동의 충만한 느낌을 기록하기를 추천한다.


나의 기록은 그날 운동 양과 효과, 다음날 운동 계획으로 이루어진다.


책보나의 틈새 생활운동론

꾸미기 나름인 인생살이. 행동은 소소하나 꿈은 원대하게! 작게 움직이고 적게 소비하고도 말은 거창하게 ‘틈새 생활 운동론’이라 이름을 붙여 본다. 나야 참 신나게 산다. 운동론이라니. 운동에서 얻은 삶의 지혜와 생각들을 이곳에 적기로 한다.


1일 차 2024년 1월 29일

제자리에서 팔 벌려 뛰기 시작



실내 활동이 전부인 나. 이렇게 망가질 수는 없다. 그래서 매일 운동을  결심했다.


벌써 며칠 째. 기록을 안 하니 시간이 흐르는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고 팔다리만 뻐근하다. 결심과 효과인증을 위해  파이팅!


나가기 귀찮은 나를 위해 제자리에서 맨몸으로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정했다.


제자리에서 팔 벌려 뛰기를 시작했다.


첫날 50회를 하고선 다음 날 다리가 많이도 무거웠다. 다음 날 30회로 줄이고 하루 세 번을 하였다.


오호!


그 다음날 맥박수를 올려 머리로 혈액순환을 시키면 두뇌회전이 좋아진다는 소리를 듣고선 팔 벌려 뛰기 30회 후 빠르게 앉아 글쓰기에 전념했다. 효과가 미미하다. 귀가 얇아서 큰일이다. 다른 공부도 꾸준히 해봐야겠다. 재미난 운동 파이팅! 머리가 좋아진다면 더 좋고 아니라도 몸이 좋아지고 활력이 생기니  좋다.


그런데 몸치인 나는 제자리에서 팔 벌려 뛰기를 해도 웃음을 낳는다. 아이들이 웃는다.


“엄마 그건 팔 벌려 뛰기가 아니야! 날 보고 따라 해봐~!”


팔을 벌리고 뛰어야 하는데 팔을 양쪽으로 폈다 접었다, 위로 올릴 때 폈다 접었다. 뭔가 이상하긴 하다. 거울을 보면서 뛰어야겠다.



부정맥이 있어 심박수 확인을 위해 워치를 이용한다.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몸 상태를 숫자로 확인하면 마음이 쉽게 안정된다. 운동을 멈추어야할 시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도 기록의 일환이다. 내 몸의 상태를 알아야 적당한 운동을 찾을 수 있다. 사실 나는 기계치라 처음 며칠 운동 후 바로 핸드폰을 찾아들고 헉헉거리며 사진을 찍어댔다. 흔들흔들 흔들린다.  


오늘 운동

팔 벌려 뛰기 30회
하루 중 3회 반복
총 90회
내일 운동 계획

팔 벌려 뛰기 30회
하루 중 3회 반복
총 90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