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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스러기

by 눈항아리

흐릿하게 흘러가는 허상과 시간을 잡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아침 아이의 콧잔등에 까만 김가루가 묻어 있다. 양볼 가득 사랑을 가득 물고 씹어 먹고 있었다. 그 사랑을 나에게 표현해 주느라 그랬을까? 밥풀이 튀어나왔다. 밥풀은 정말 떼기 싫은데 입에서 튀어나온 밥풀이라면 더 싫은데 그게 아이가 사랑하는 방법이라면. 여덟 살 아기의 어느 아침 김 부스러기 묻은 코 끝에서 달달함이 풍겨왔다. 알려주기 싫은데 어쩌지? 고양이 세수를 하면 저 김을 데리고 학교에 갈 텐데.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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