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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스러기 2

by 눈항아리


여덟 살 아이 코에 묻은 김부스러기가 자꾸 생각났다.

행복한 비밀 웃음을 입에 걸고 엄마는 밥을 김에 싸 아이 입에 넣어 주었다.

넣어 주려고 했다.

그러나 코로 돌진하는 장난스런 김덩어리.

잠시 후면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겠지?

웬걸!

힘 조절에 실패했다.

아이 코가 저만큼 뒤로 물러간다.

아이 코에 김가루는 없고 기름이 묻어 번들거린다.

엄마 왜 그러냐며 원망의 눈빛을 쏘아대는 아이.

그날의 달달한 행복은 다시 오시 않는구나.

그래서 순간이란 너무나 소중하다.

김부스러기가 눈에 밟힌다.


어쩐다

삐쳤다.

흥하며 돌아간 고개가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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