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출근길 시골길 행진

by 눈항아리


시골길 왕복 2차선 도로에 자동차들이 나란히 줄 지어 간다. 첫 번째 흰색 자동차가 시골길 구경 중인가 보다. 시속 20 킬로미터퍼아우워 아우~~~! 맘 급한 배달 오토바이가 차량 한 대씩을 추월해 간다. 아우~~~! 굽이진 시골길 반대편에 차라도 오면 위험천만인데 오토바이는 시골과 도시를 가리지 않는가 보다. 곡예 운전을 하던 오토바이가 차량 세 대를 추월하여 쌩하니 떠나갔다. 대열 뒤꽁무니에 하나 둘 합류하는 자동차들 금세 열 대가 되었다. 굽이굽이 굽이진 길을 다 굽어볼 수 없어 열 대까지 세고 말았다.


그려 들판이 이쁘기는 하지. 언제는 안 이뻤나. 가을이 그려내는 노랑들판 볼만하지. 그래도 20 킬로미터퍼아우워는 너무 하잖냐. 나는 늦은 출근길, 선두 지휘 차량은 노니는 아름다운 풍경길.


시골길에는 온갖 차들이 다 천천히 간다. 트랙터, 경운기 같은 농기계는 단골손님이다. 농부 아저씨의 오토바이는 모든 논과 밭을 다 둘러보며 간다. 산불 감시차량은 완벽한 서행 모드다. 어느 밤길에 만난 작은 트럭은 10km/h로 달리기도 했다. 천천히 달려야 할 것 같은 25톤 흙차는 뿌연 먼지를 휘날리며 엄청 속도를 낸다. 커다란 트럭은 안전을 위해 좀 천천히 가줘도 될 것 같은데. 그런데 앞앞앞에 앞서가는 하얀 차는 왜 천천히 가는 걸까.


왕복 4차선 탄탄대로에서도 차선 변경이 힘든 초보 운전자는 시골길에서 그저 앞에 가는 차량의 뒤꽁무니만 천천히 따라갈 뿐이다. 등교하는 큰 아이들을 안 실어 다행이다. 그 녀석들이 이 대열에 합류하였다면 탄식과 욕설과 비난의 화살을 앞서 가는 모든 차에 쏟아붓고 엄마의 운전 실력을 탓했을 테니. 꼬마들은 뒤따라 오는 차들을 세어 보느라 연신 뒤를 돌아본다. 우리는 다섯 번째. 중간이라도 하는 게 어딘가 싶기도 하다. 대열에 끼어 느릿하게 움직이는 건 매 한 가지. 2등이나 10등이나 지휘자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은 똑같다. 아우~~~!


늦은 출근길 마음은 급한데 앞서가는 1등 차는 느긋하기만 하다. 1등이 최고다. 2등도 3등도 소용없다.


우리는 그렇게 줄줄이 서서 행진했다.


추월하는 저 오토바이 절대 안 부럽다. 안 부럽다. 안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곧 7번 국도를 올라타면 쌩쌩 달릴 테니 절대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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