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가기 전에 남겨야 하는 달달함. 3월을 통틀어 가장 설레던 날. 화가 아닌데도 마음속에 몇 번이나 재상영시켜 본 일. 그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고이고이 담아 두었던 일. 오늘은 4월 1일이다. 시간이 빠르기도 하다. 그냥 흘러가기 전에 잡아두고 싶은 아름다움.
화이트데이 다음날 아침이었다. 아이 넷을 몽땅 태우고 출근길에 막 올랐을 때였다. 전날 사탕 대신 가족에게 초콜릿을 선사한 복동이. 엄마가 그냥 출근길에 오르자 엄마 몫의 초콜릿을 챙겨 나왔나 보다. 조수석에 앉아 부스럭거리더니 가방에서 초콜릿을 꺼낸다. 자기 먼저 하나 까먹고 아이들도 뒤로 전달해 준 뒤 하나 더 까서 손수 엄마 입에 넣어준다.
아들이 입에 넣어준 초콜릿이 달다. 다디단 초콜릿을 입에 물고 잠시 사고가 정지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인걸? 처음 발생한 일. 남편에게 선물 받았을 때의 설렘? 감동? 좀 있다 하나를 더 입에 넣어 준다. 우리 아들 참 낭만적이다. 나중에 부인한테도 잘하겠네. 자상한 남편이 되겠네. 좀 아쉽기도 하고 서운해지려고 한다. 좀 부럽네 미래 너의 여자 친구가.
그 뒤로도 복동이는 마트를 그렇게 간다. 엄마 과자를 사다 준다. 사실은 심부름을 하고 과자를 덤으로 사 온다. 어쩔 땐 엄마 빼고 먹는다. 생일날에도 달라는 선물은 안 주고 마트에서 과자 두 봉지를 사 왔다. 자꾸 달달한 걸 준다. 입을 다물라는 의미는 아닐 테고. 엄마를 사랑하는가 보다. 그거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