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의 묘수 다리 뻗기

by 눈항아리

밥상머리 대장 휘하. 좌측 달복이와 복이, 우측 복실이와 복동이. 아침을 거느리는 그녀는 늘 듬직하다.


우측 아기장수 복실이에게 애교만점 사랑 듬뿍 밥을 입에 쏙 넣어준다.


다 큰 좌측 장수 달복이 숟가락에 밥을 퍼 주면 입에 한가득 밥을 물고서도 귀찮은 듯 느린 손길로 숟가락을 빼앗아 간다. 제가 다 컸다는 것이겠지. 밥 숟가락 들 힘은 있다는 것이겠지. 깨어나라 레드 썬!


아래 줄줄이 앉은 뒷자리 장수들은 아침배를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고기반찬이기 때문이다. 시험에 임하는 큰아들을 위해 반찬을 정비하여 고기만 올려주었다. 아침엔 속이 안 좋다며 거르기 일쑤인 둘째 복이도 군말 없이 고기를 뜯는다. 고기는 청소년의 피와 살이 된다. 이 고기를 먹고 시험 백점 맞아라. 대장의 소원도 한 스푼 넣었다.


아침에 유독 눈을 못 뜨는 복실이를 위해 대장은 뱃속 끄트머리 어디에 숨어있던 너그러움까지도 끌어와 비위를 맞춘다. 제시간에 출발하기 위한 인고의 노력이다. 그것을 묵묵히 지켜보는 세 명의 아들. 코맹맹이 소리 섞인 둘의 애정행각이 오늘은 더욱 꼴 사납다. 그러던 달복이가 복실이에게 한 마디 한다.


“다리 치워. ”


밥상 밑으로 쭉 뻗은 복실이의 긴 다리. 달복이는 상에 바싹 몸을 들이밀어 붙이곤 책상다리를 복실이 발바닥에 가져다 붙인다. 눈이 반쯤 감긴 복실이는 침실에서 아직 나오지 못한 자세로 상체까지 비스듬하게 뒤로 옆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엄마 한 번만 누워도 돼요? ” 그래라. 너의 다리이고 너의 몸인데 한 번 만이다. 아침의 허용은 최대 범위까지다. 그런데 둘의 다리가 붙은 것이다. 발차기가 시작된다. 달복이의 짧은 가부좌 다리가 움찔하며 억울하단다. 달복이의 목소리가 발동을 걸려고 한다.


어쩔까.


대장은 좌 달복 우 복실 중간에 앉은 긴 다리를 쭉 폈다. 달복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엄마 다리가 좋단다. 비벼댄다. 얘들이 왜 이래. 복실이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