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단다.
아침은 빠르게 애들만, 점심은 각자의 터전에서 제각각, 저녁은 시간이 맞는 가족 순서대로 따로. 우리는 그렇게 밥을 먹는다. 밥상에 앉아야 교육을 하지.
그러나 밥상머리 교육은 중요하단다.
포크로 면을 흡입하는 방법. 복실이가 그릇을 컵처럼 사용한다. 참 복스럽게도 먹는다.
“게걸스럽게 먹으면 안 되지. ”
말하고 나서 곧바로 후회했다.
‘천천히 예쁘게 먹아야지? ‘
그렇게 말할걸.
“알아. 안 떠지는 걸 어떡해. “
함께 앉은 그곳에서 먹으며 주고받는 말과 행동과 느낌을 우리는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언제 모이느냐. 일주일 단 하루 한 두 끼를 모두 모여 먹는다. 일요일 온 식구가 함께하는 밥시간은 꼭 필요하다. 그 중요성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한주 한두 끼로 밥상머리 교육 가능할까? 그 외 밥상에서 아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고 배우는 것일까. 평소 아이들의 밥상을 상상을 초월하는 곳에서 만났다.
양념치킨 닭다리를 뜯는 복실이를 보라. 손으로 용감하게 양념 닭다리를 쥐었다. 아빠는 양념치킨도 이제 잘 먹는다며 칭찬 일색이다. 얼마나 잘 먹는지 양볼에 가득 물고 튀어나온 뾰족 입으로 오물오물 씹어 먹는 모습을 보라. 평소와 같은 모습이나 먹는데 또 태클을 걸면 안 될 것 같아 참았다. 엄마 아빠 사이에서 반반 양념치킨을 먹자니 두 번째 닭다리도 복실이 차지가 되었다. 양념에 이어 후라이드 닭다리도 아이 앞에 놓아주자 복실이는 그것이 좋은지 아닌지 알지도 못하고 그저 손에 쥐고 입에 넣는다. 닭다리의 고귀함을 알려주는 것보다 순살이 아니라 닭다리 뼈를 발라 먹는 아이가 신기하고 매운 양념도 맵다 않고 먹는 모습이 대견할 뿐인 부모다. 혹시 뾰족한 뼈를 먹다 큰오빠가 목에 닭뼈가 걸려 응급실에 갔던 것처럼 큰일이 생길까 아예 다른 뼈는 먹으라 말도 않는다.
후라이드 닭다리도 손에 쥐고 뜯는다. 뜯는다. 두툼하고 봉긋한 살을 뜯어먹는 게 보통 아니었던가? 아이스크림 콘을 쥐듯 닭다리를 쥐고 위쪽에서 입을 벌려 한입에 닭다리를 물어버린다. 한입에 들어올 리 없지만 아쉬운 듯 위쪽 살을 조금 뜯었다.
“복실아 이렇게 옆으로 쥐고 살을 뜯어먹어야지. ”
“아니야 먹방에서 보면 이렇게 쥐고 한입에 이렇게 앙 뜯어먹어. ”
멘붕이란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인가 보다. 엄마는 밥상머리 교육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유튜브 먹방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이미 받고 있었다. 순간 이 아이가 어떤 세계에서 사는지 마구잡이 미디어의 영향이 어떻게 현실에 적용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먹방을 하는 유튜버 언니 오빠들 우리 아이에게 밥상머리 교육을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인사라도 드려야 할까. 난감하다.
‘복실아 엄마처럼 좀 예쁘게 조신하게 조금씩 뜯어먹어. 네가 먹는 모습은 절대 복스럽지 않고, 유튜버 먹방 언니들이 먹는 건 따라 하면 안 된다. ‘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먹다 체할까 싶어 말도 못 하고 애먼 먹방 유튜버를 탓하고 있었다.
밥상머리 교육 어디까지 하고 있나?
현실세계에서 우리 가족은 얼마나 자주 밥을 함께 먹는지 묻자.
밥은 챙겨주는 게 아니다. 함께 먹는 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밥상머리 교육도 이루어진다.
먹방 어쩔까.
뽀로로, 타요를 함께 보던 큰 아이들 때가 좋았다.
뽀로로도 타요도 예의가 있었지.
뽀로로도 타요도 먹방은 안 했다.
적어도 큰 아이 둘은 닭다리를 정상적으로 뜯어먹는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