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는 유전이다

by 눈항아리

대식구 여섯 명, 밥 한 번 같이 먹기 참 힘들다. 오전에 들깨밭에 나가려던 남편을 붙잡았다. 아침은 거르고 늘 그렇듯 점심을 먹겠다는 걸 같이 먹자고 붙잡았다. 그러길래 왜 아침을 늘 안 줘서, 부인이 잘못했네.


일요일에 여섯 식구가 모였다. 아내는 주말이 느긋하다. 일요일은 아점을 먹는다. 토요일 늦게까지 놀다 자니 아이들도 주말에 몰아서 자라고 안 깨우는 것이다. 정말이다.


오랜만에 밭에 늦게 나가는 남편을 불러 세워놓고 반찬 만들기에 돌입했다. 평일 아침 아이들만 간단히 밥을 먹으니 주말에 냉장고에 뭔들 있을 리 없다. 그러니 일요일 아침부터 일품요리로 창조해 내야 한다.


요리는 커다란 냄비에 뚝딱 나온다. 상 하나에 여섯이 모두 둘러앉아 머리를 맞대고 식사를 한다. 평일 아침에는 좌 달복, 우 복실을 필두로 엄마가 대장이 된다. 주말에는 엄마 반대편 상석에 아빠가 앉으니 아빠가 대장이 된 것 같다. 대장 자리도 빼앗겼는데 아빠를 슬슬 긁어 볼까?


“달복아 얼굴에 주근깨 좀 봐. 아빠 닮아서 주끈깨가 많은가 보다. ”

긁어 보려고 그런 건 절대 아니고 아이 얼굴이 해쓱해 보여 가만 들여다보다 보니 그렇다.


“엄마 나도 여기 얼굴에 점 있어. “

“그것도 아빠 닮았나 보다. ”

복이도 얼굴에 왕점이 있다. 그것도 아빠 닮았다.

자꾸 점 이야기를 하니 미안하다.


“여드름은 다들 엄마 닮았나 보다. 여드름쟁이들. “


“그럼 우리는 점쟁이네? ”


“아빠 아빠 내가 누구랑 결혼할 것 같아요? ”


“아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 ”


“아빠는 점쟁이니까 그런 것도 다 알아야지. ”


복실이는 말한다.
점쟁이는 미래를 보는 자.
점이 많은 사람을 점쟁이 라고 한다.


점이 많은 사람을 이르는 다른 말 뭐 없을까?

점탱이? 점순이?

점쟁이도 꽤 괜찮은 것 같다.



“엄마랑 아빠 머리는 제 머리에 몰아주셨죠. “

여드름쟁이에 해당하는 복동이가 말했다. 파마머리와 같은 곱슬 심한 복동이의 한이 서린 말이다. 점을 못 받아서 머리를 두 배로 받았나 보다, 복동아.


유전도 복불복이다.


닮은 꼴 여섯 명이 밥상머리에 앉아 닮은 구석을 찾는다. 점 위치도 유전되니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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