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아 늦잠을 자는 가족들. 밤샘 게임이 언제 끝났는지 알 수 없다. 제일 먼저 복실이가 일어났다. 눈을 비비적거리며 거실로 나온다. 곁으로 와 꼭 엄마를 안아준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 안아주기를 잘했다. 그걸 콕 집어 말하는 이유는 다른 세 아들들은 절대 안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딸아이의 작은 팔은 엄마를 다 감싸 안아주지 못한다. 아기였을 때는 더 짧은 팔이었다. 그런데도 아이는 아기 때부터 작은 팔로 엄마를 안아줬다. 아이의 작고 부드러운 양팔에 늘 위로를 받고 따뜻함을 느낀다.
엄마는 덮고 있던 이불을 넓게 펴 서 있는 아이를 이불로 감쌌다. 아침이 꽤 쌀쌀하다. 이불속으로 들어온 아이는 포옥 안긴다.
”화장실 안 가? “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 ”
눈을 찡긋하며 무엇을 바라는 간절한 눈빛을 엄마에게 쏘아 보낸다. 화장실 가는데 같이 가 달라는 말을 이렇게 예쁘게 한다. 안 따라갈 수가 있을까.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화장실 앞에서 지킴이를 하고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