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등교 시간이 빠듯하다. 늦었다. 시간에 쫓긴다. 자동차 뒤꽁무니만 쳐다보며 달린다. 앞차 뒤에 달린 양쪽 브레이크등 번쩍이는 빨간불만 쳐다보며 달린다. 차가 바뀌고 또 바뀐다. 멀찍이 거리를 두고 가니 계속 끼어드는 차 때문에 심통이 제대로다. 옆 차선에서 내 앞으로 기어이 들어온 이유가 있을 텐데, 이유를 생각하고 양쪽 차선을 다 볼 여유가 없다. 어느 차든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가니 하수가 된 기분이다. 시간에 쫓기면 자동차 뒤태만 보게 된다. 멀리 하늘도 쳐다보고 먼 산 도 보고 싶은데 당장 앞에 가는 차가 달리냐 서냐가 중요할 뿐이다. 시간에 쫓기니 시선이 좁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