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네 아이들은 몇 살인지 모른다. 내 아이들 키우기 바빠 나이 세기를 잊었다. 실은 내 나이도 세기 귀찮은 사람이다. 큰 조카는 걷더니 뛰고 나를 작은 고모라고 부른다. 작은 아이는 여자 아이인데 씩씩하다. 기저귀를 떼었는지 아닌지 가물가물하다. 연년생인 조카들의 이름만은 정확하게 안다.
기념일 한 번 챙기지 못하지만 가끔 올라오는 단체방의 사진으로 아이들의 안부를 확인한다. 내 아이들 키울 때는 전하지 못한 어린 시절 아기들 모습을 보며 슬며시 혼자 미소 짓곤 한다. 나는 그저 홀로 삭이던 세월이라 힘들기만 했는데 동생네 아이 키우는 모습은 짠하기도 하지만 힘차고 알콩달콩하다.
얼마 전 눈이 오던 날 단체 사진방에 올라온 눈사람. 우리 아이들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다음 날 눈사람이 녹을까 걱정했을 아기들을 위해 동생은 냉장고에 눈사람 집을 만들어줬다.
냉동실 눈사람이 동심의 세계로 나를 데려갔다. 나는 고모인데 동생네 아기들을 보면 할머니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