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고등학생
고등학교를 가는 복동이. 아직 예비 소집일만 갔다 왔으니 예비 고등학생이다. 3남 1녀 중 장남, 첫째라는 무게는 별로 없는 것 같으나, 첫째라서 처음 겪는 일들이 발생한다. 이 이야기는 아이도 엄마도 함께 겪는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이야기이다. 허당 아들과 허당 엄마의 웃지 못할 사연이 하나 둘이 아니다. 처음은 힘들다. 나만 그런가?
버스를 타 보지 않은 아이. 택시도 손에 꼽힐 정도로만 타본 아이. 지난 단오 때 혼자 택시를 타려던 아이는 카카오를 깔다 엄마의 계속되는 전화질에 질려 버렸다. 앱을 깔다 엄마에게 전화가 왔고 또 전화가 왔고.. 결국은 앱을 못 깔고 아무 택시를 잡아타고 계좌이체를 해주고 택시에서 내렸다고 했다.
문제는 아이는 핸드폰만 가지고 다니며 카카오 페이만 사용하고 때로는 현금을 안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발생한다.
중학교에서 가게까지 탈 것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학원도 가까웠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걸어서 15분 내에 가능한 곳에서 해결했다. 우리는 아주 좁은 범위에서 모든 것을 누리고 산다.
그런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게 되었다. 고등학교는 버스 정류장 9개 거리에 있다. 버스를 이용하면 20분, 걸으면 40분이 걸린다. 아침엔 아빠 차를 타고 갈 테지만 하교는 버스를 타야 한다. 그래서 미리 교통 카드를 준비해야 했다.
미루고 미루다 예비 소집 당일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러 갔다.
“교통카드 기능 추가해 주세요.”
“교통카드 추가하면 우편으로 받아야 합니다. ”
몰랐다. 교통카드를 써봤어야지. (써봤나? 나 중고등학생땐 회수권 썼는데. 성인 되고 써봤네 써봤어.)
은행에서 체크카드 서류를 작성하고 교통카드를 추가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동안 복동이에게 편의점에서 교통카드 하나를 사 오라고 하였다. 머리도 좋은 지고,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 이거면 되겠다.
그래서 사온 gs25 편의점 교통카드.
그러나 몰랐다. 교통카드 3000원짜리가 플라스틱의 가격이라는 사실을... 복동이도 나도 몰랐다. 복동이는 처음이라서, 나는 너무 오랫동안 버스를 안 타봐서. 상식이 부족하고 모자란 우리는 이렇게 아침부터 삐걱거렸다.
복동이가 사용방법을 물어본다. 그제야 옛날에 쓰던 교통카드가 생각났다. 예전엔 핸드폰에 줄로 달고 다녔는데... 동그라미 모양이었는데... 라떼는 말이야.
“복동아 그것 안에 돈을 충전시켜야 하는 것 같아. ”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던 복동이는 계좌 연결을 하고 앱을 깔고 충전을 시도해 보았으나 역시나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는 빵 원이 든 교통카드를 들고 내렸다. 나는 친절하게 오천 원짜리 하나와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줬다. 버스비는? 천몇 백 원인데... 어찌어찌 잘 올 수 있겠지? 여차하면 택시를 타지 않을까 생각하며.
복동이는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어왔다고 했다.
복동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당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갔다. 이번에는 cu였다. 교통카드를 하나 사고 청소년 나이를 등록하고 만 원을 충전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복동이에게 자랑스럽게 카드를 내밀었다.
체크카드도 교통카드도 미리 만들어둘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