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동이가 전화를 했다. 아들의 전화는 새삼스럽다. 평소에는 절대 전화를 안 하는 아들 녀석이다. 아들들은 그렇다. 셋 다 그렇다. 문자도 얼마나 간단한지 모른다. 대답이 없거나 아주 짤막하다. 부재중 전화가 찍혀도 전화를 할 줄 모른다. 속이 터진다. 그런 복동이가 전화를 했다. 그것도 한낮에.
고등학생이 되며 같은 학원 다른 동으로 옮기게 된 복동이. 이 녀석들은 선생님 따라 학원을 다닌다. 고등부가 전체로 옮겨간다고 했다. 엄마가 태워다 주지 못한다고 하자 자전거를 타고 다니겠다고 했다. 자전거로 15분이면 간다고 했다.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시운전을 벌써 마쳤다. 날이 조금 풀리면 열심히 땀 흘리며 다니겠지? 그러나 요즘은 어림도 없다. 영상 5도 이상, 남편과 아이가 정한 타협점이었다. 그래서 타게 된 버스. 학교보다 먼저 학원 가는 길에 교통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첫날 학원에서 가게로 오는 버스가 첫 버스였다.
“눈 앞에서 버스를 놓쳤어요. ”
길바닥에서 기다려본 역사가 없는 아이에게 버스가 자신을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고등학생이 되고 대중교통의 기다림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는 아이다.
돌아온 아이에게 물었다.
“복동아 교통카드 써봤어? ”
“아니.”
“거기 돈 넣어놨어. 만 원. 다음번에 한 번 해봐. ”
첫 번째 버스에서 아이는 현금을 냈단다.
그리고 어제 낮에 또 전화가 왔다. 바쁜 시간이라 전화를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좀처럼 전화벨이 끊기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나? 아들이 전화를 하면 걱정이 된다. 무슨 사고가 난 건 아니겠지?
“엄마 눈앞에서 버스가 가버렸어. ”
‘또? 원래 버스란 그런 거야. 어쩌라고.’
”그럼 기다렸다 다른 거 타면 되겠다. 춥지? “
“나 데리러 오면 안 돼? ”
“안 돼. 지금 바쁘거든. ”
복동이가 학원에서 가게까지 오는 시간은 버스 기다리는 시간을 합해 50분이 걸렸다. 아이는 춥다고 했다. 한파특보가 계속 핸드폰을 울리던 날이었다.
“그러니까 가까운데 데 그냥 다녀. 같은 반에 너처럼 버스 타고 다니는 친구 있어? ”
“아니 나만 그래. 다른 애들은 엄가가 태우러 와. ”
“거봐. 그냥 우리 동네 가까운 데로 학원 옮기자.”
아들은 태우러 안 오는 부모가 야속하겠지만 데리러 갈 시간이 안 되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이제 일주일, 다니기 영 힘들면 학원 옮기는 것을 고려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당분간은 꿋꿋하게 버스를 탈 것을 안다. 자전거를 타면 또 그 나름대로 걱정이다.
처음 고등학생에게 학교도 학원도 멀다. 통학을 시켜주는 학원이면 좋겠다. 남편은 걷고 자전거 타고 운동도 되니 좋다고 했다. 이제는 아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길. 그 길에서 선택은 아이의 몫이다.
복동이는 이제 교통카드를 잘 사용한다.
복동이 가방에 핫팩을 넣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