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할 게임은 많다.
달복이는 <오리와 눈먼 숲>이라는 게임을 합니다. 일요일 딱 하루 <오리와 눈먼 숲>을 했지요. 음악이 좋다며 아빠의 게임 칭찬이 대단했습니다. 복이도 음악을 듣고선 게임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래픽도 엄청납니다. 지난 일요일 가족 게임단이 <오리> 게임을 동시에 시작했습니다. 삼 형제는 1탄 <오리와 눈먼 숲>을, 아빠와 복실이는 2탄 <오리와 도깨비불>을 합니다.
일요일 하루 게임 하고 달복이와 복실이는 <오리> 구경을 못 했습니다. 학교에 가는 평일에는 게임을 할 수 없습니다. 금요일 저녁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게임을 할 수 없는 대신, 달복이는 게임에 대해 찾아봅니다. 구글 검색창에 게임 이름을 치면 정보가 쏟아집니다. 깨알 같은 크기의 글씨를 줄줄 읽습니다. 핸드폰 작은 화면으로 얼마나 뚫어져라 읽어 보는지 모릅니다. 글씨 양으로 봐서는 독서를 따로 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 게임은 <오리>가 아닙니다. 바로바로 <할로우 나이트>라는 게임입니다. 캐릭터가 귀엽습니다. 딱 어린이 달복이 스타일입니다. ‘부드럽고 깔끔한 애니메이션과 그래픽‘(나무위키)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이 아주 좋습니다. 달복이는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달복이가 남긴 말입니다.
세상은 넓고 할 게임은 많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아이의 소원은 게임기 한 번 잡아보기입니다. 그러던 어느 새벽, 달복이가 일어났습니다. “타탁타탁, 타닥타닥” 거리는 소리가 들렸지요. 냉큼 일어나 거실로 나왔습니다. 어머니는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달복이의 아버지는 그 새벽에 <오리>를 공략하고 있었습니다. <오리> 몰입도가 상당하여 시작을 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남편의 승부근성을 건든 것입니다.
“우리 달복이 정말 일찍 일어났네? 잘 잤어? “
“네, 정말 잘 잤어요. 저 이제 게임해도 되나요? “
시간은 새벽 5시 30분이었습니다. 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방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옆에 누워 같이 잤습니다. 새 학기 증후군으로 눈 밑에 거뭇한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는 달복이입니다. 한잠이라도 더 재워야 했습니다. 아이는 서운한 표정으로 엄마의 손을 잡고 잠을 청했습니다.
“엄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아침에 저도 놀고 싶어요! “달복이는 소원했습니다.
그런 달복이에 관한 제보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복실이의 문자입니다.
달복이는 핸드폰 데이터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느릿하게 변했을지도 모르는 핸드폰을 들고 피아노 학원 처마 밑에서 오늘도 역시나 달복이는 뚫어져라 무엇을 보고 있습니다. 가게로 돌아온 달복이는 결심한 듯 말했습니다.
“어머니 저는 이번 생일에 <할로우 나이트>를 사고 싶어요! “
달복이의 생일은 6월입니다. 아이는 손꼽아 기다릴 겁니다. 그런데 그전에 5월 5일 어린이날이 또 있습니다. 왜 어린이날에 안 사고 생일에 사냐고 물으니 어린이날에 받을 건 따로 찾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달복이는 매주 용돈을 받습니다. 지금은 매주 월요일에 3천 원의 용돈을 줍니다. 가끔 할머니나 친척들이 주시는 용돈도 모두 모아 둡니다. 달복이는 용돈을 모아 게임을 삽니다. 기념일날에 받을 수 있는 선물의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하고 싶은 게임을 사려면 돈을 많이 모아놔야 합니다.
떡볶이나 치킨 같은 분식집 간식은 너무 비쌉니다. 그래서 간식은 별사탕 같은 저렴한 것으로 사 먹습니다. 달복이는 가끔 동생 복실이에게 별사탕을 사줍니다. 그러곤 분식집에서 돈을 펑펑 써대는 동생을 보며 부러워하곤 합니다.